정종배 시

문상길 장미꽃

정종배 2017. 11. 12. 21:43

 

일요일 늦은 저녁

문상 가며

길을 잘못 들어

육교 옆에 서성거렸다

 

가로등을 대신하여

철부지 장미꽃 한송이가

가을낮 단풍잎 향기를 바짝 죄며

잘 익은 햇살을 겹겹이 퍼담아

어둠을 밝히어

대학병원 장례식장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사이

꽃은 피고 지듯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건 휴일이 없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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