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천도재 올린 뒤
진관사 새로 모신 오층석탑
탑돌이 속도가 신중하다
장맛비 사이의 노을은
비구름에 배들지 않는다
비로나자 마애불 삼배하고
바위틈 제비꽃 인사하고
소나무 숲을 본다
저녁노을 소나무와 배가 맞아 불이 났다
해탈문 극락교 일주문 삼배씩 드리고
산문을 빠져나와 화장실 들어가
근심을 털어내 메모를 정리하고
집으로 가려고 돌아보니
응봉능선 마그마가 꿈틀대
그 어떤 황홀함도 비교할 수 없이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용출봉 위에 솟는 무지개
북한산제빵소 4층 베란다
핸드폰 탄성이 터졌다
백일홍이 생태다리 넘겠다
빨갛게 울어대며 손 내민다
당신은 뜨거운 사람이었습니다
2020. 7. 25.
오늘 오후 5시 조계사 천도재
진관사 5층석탑 탑돌이
극락왕생 빌고빌다
비바 태풍 바람 불어
가래 열매 주우려 가
딱 한 알 주웠다
그것도 껍질을 다 벗어버린
몇 년 전 떨어진 외톨이
계곡에 내려가 눈을 씻고
짝을 찾아 찾아도 찾을 수 없었다
원순씨 부드러운 음성과
순진한 눈빛의 반짝이는
대답을 들을 수 없듯이
2019년 새해 맞이 해돋이
망우리공원에서 시민 제안 하면서
선물로 드린 가래 열매를 굴리며
시민과 맞부비며 펼쳐놓은 운동을
마무리 짓지 않으시고 가시었습니까
주먹 쥐고 걷는 등 그림자에 드리운
당신의 뜻과 실천
짝 잃은 가래 한 알이지만
손 때 묻게 굴리어 윤기를 발하겠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빛과 그림자
하늘에서 잊어버리시고
시민의 안녕을 오롯이 빌어주시길
202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