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망우리공원 사색의 길

정종배 2017. 12. 13. 07:25

 

망우리공원 사색의길

-올 겨울 최강 한파 망우리공원

빙판길인 사색의 길을 엉금엉금

한 바퀴 돌며

                      정종배

 

삶은

길이다

무겁고

미끄러운 길이다

 

춥거나 병들고

생계가 막막한 길은

누구나 노력하면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

황폐하고 시달리며

우울한 마음의 길은

다 달라

각자가 평생을

벗 삼아 손잡아 주어야 한다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부드러운 말과

미더운 행동은

길의 무게를 덜어내고

발걸음 소리가 가볍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길의 거리는 다르다

재산을 재벌의 수준으로 놓거나

건강을 백세 너머 무병장수를 찾는다면

발길은 팍팍하고

미끄러져 넘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마음과

삶의 결핍을

꿈의 세계에 올려놓고 보면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다

 

걸음을 잠시 멈춰

평범한 일에도 감사하라

연약하게 태어나

비천하게 살다가

처참하게 죽지 않으려면

어떤 삶도

사랑도

비교하지 말라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