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

서해 최학송 추도시 김안서

정종배 2021. 7. 10. 06:29

 

서해여, 핀을 읊엇노라/김안서

 

1

이핀이 어인핀고, 알길이 없네.

실비도 사운사운 쓸슬한이날

외로히 굴러도네, 병실구석을.

인생도 이같으리, 모다모를길

 

2

구석구석 병실을 헤매도는양

주인이 누구든가 넓은이세상

바람대로 이몸은 남북도노라

손에 드니 님생각 다시살틀타

 

3

그지아비 병들어 병에 울을제

그지어미 깜한맘 하늘 웨첫네

이피인 어인핀고 그지어미의

설은맘 풀길없이 네가 도느냐

 

4

검은머리 긴털에 느러진 사랑

보람없는 사랑에 병들어 누니

무심타 아가씨의 때늦은 심정

잠든이야 알것가 핀만 남았네

 

5

아츰저녁 새단장 검은머리핀

흰손끝에 감들든 검은머리핀

주인은 어데가고 핀만 남엇노

생각은 백천이라 검은 머리핀

 

6

서해여 명목하라 평안이 가라

핀을 두고 후일을 약속한 우리

이날에 그대가니 핀도 잃노라

내노래뿐 외로이 그대를 우네

 

1932.7.10.

동광 36호, 19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