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

서해 최학송 추도시 조운

정종배 2021. 7. 10. 06:19

 

 

서해야/조운

 

무릎 위에 너를 눕히고

피 식은 걸 굽어볼 때

그때 나는 마지막으로 무엇을 원했던고.

 

부디나

누이와 바꾸어 죽어다오.

가다오.

 

누이가 죽어지고

서해 네가 살았으면

죽음은 설어워도

삶은 섧지 안하려든

이 설움 또 저 설움에

어쩔 줄을 몰랐어.

 

늙은신 어버이와

젊은 아내

어린 아이

 

이를 두고 가는 죽음이야

너뿐이랴.

 

네 살에 나도 아빠를 잃었다.

큰 설움은 아니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해보지 못한 설움

 

천고에 남은 말을

뼈 맺히는 한일지니

 

한 마디

더 했더라면

어떤 애기였을꼬

 

조운시조집. 조선사, 19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