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세한도 ㅡ 제주 추사 유배지에서

정종배 2018. 3. 27. 07:37

 

 

세한도

ㅡ 제주 추사 유배지에서

 

내 거친 입을 날선 칼로 벼려 칼집에 감춘다

내 어둔 눈을 곧은 화살로 쪼아 화살통에 숨긴다

 

이 세상 부귀와 영화에 대한 미련을

땅끝까지 다다를

수선화 꽃향기로 출렁이는

검푸른 파도처럼

거듭되는 수난을 날카로운 빛으로 깎고 갈아

곧게 서는 붓끝으로

늘 깨어 출렁거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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