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불두화

정종배 2018. 5. 22. 10:42

 

불두화

 

                  정종배

 

낮은 곳에 꽃눈을 틔운다

한낮에는 열기로

밤중에는 한기로

비가 오면 빗방울로

몸살을 앓으며 꽃이 핀다

 

바위가 뒤를 가려

바람 한 점 맛보지 못한다

햇볕은 이글거려

꽃봉오리 제일 먼저 터트렸다

여느 꽃 꽃향기 내밀기 전

꽃잎을 털어낸다

 

동그랗다 이르다 더디다

헤아리지 않는다

사는 게 여여하다

꽃들은 거리낌 없이 피고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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