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금계국

정종배 2018. 6. 6. 14:51

 

금계국

 

                       정종배

 

 

6월 6일 오후

현충일 기념

내셔널트러스트 러닝맨

역사문화 게임형 체험활동

 

만해 한용운 유택을

둘러싼 아까시 나무의

꼬투리 씨앗은 질기게 내려앉아

새싹 띄워 잔디를 갉아먹고

옆 묘역에서 얻어 심은 향나무는

저 혼자 무성하고

소나무 한 그루 간신히 자리잡아 서 있다

 

다물단 서동일 지사는

부인 묘에 이장하여

부인 이름 묘비로

떼 없는 민망한 봉분으로

70년 넘어 또 다시

땡볕과 비바람 눈보라를 이겨내며

옹삭하게 잠들어 계신다

 

대표적 친일 집안

고등계 경찰 출신 부인 묘지는

한식과 한가위 설 명절 때마다

성묘객 즐비하고

크나 큰 봉분을 보란듯이

철 따라 떼를 입혀

둘레석 두께가

해를 거듭 단단하다

 

한국의 산과 민예를 사랑하고

한국인의 마음속에 살다 한국의 흙이 된

아사카와 다쿠미 묘역 제단

대리석 화병을 반쪽 내

묘지 입구 돌계단에 숨겨놓은

선입견이 펄펄 끓는 활화산

망우리공원

 

유월 초 이른 더위

햇살에

금계국 떼로 피어

참배객 대신하여

꿩소리 받아 들여

노랗게 꿩꿩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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