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무궁화

정종배 2018. 7. 13. 00:54

 

 

무궁화/정종배

 

신이문역 2번 출구

1122번 지선버스

출근길 원자력병원행 기다리다 오르고

퇴근길 석관동 종점행 곧장 내려

 

산수유 자목련 영산홍 죽단화 오동꽃 모과꽃 신갈나무 능소화

도심 속 찾지 않은 벌나비 대신하여

꽃들도 꽃이지만

꽃향기로 호사를 누렸다

 

장마가 오락가락 녹우로 쌈지공원 나무바다

늘푸른 숲 향기 덤덤히 보내던

칠월 둘째 금요일

이른 봄 뼈대만 앙상하던

무궁화가

헬 수 없는 꽃으로

눈을 확 잡아 끌면서

 

넌 지금도

다른 꽃만 좇아 살며

날 눈병 옮기는

꽃으로 피해 다니지

 

어릴적 주워들은 일제 혐한 잔재에 쥐가 나

종아릴 주무르다

버스를 보내고 한참을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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