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팥배나무
정종배
오뉴월
깊고 푸른 밤
가랑가랑 팥배나무
이파리에 가랑비가 내린다
미풍이 팥배나무 가지를
미소로 스리살짝 꼬드겼다
잎 끝에 매달려 머리통 굵어진
빗방울 아우성에
가을로 향해 가는 풋열매
사근사근 내딛는
발걸음 소리가 달디달다
애들아
칠팔월 폭풍우와 산새와
사람들 잘 넘기고
가을 잔치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