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풀잠자리
정종배
풀잠자리 한 마리
멧돼지 접근금지 보안등
거미줄에 걸렸다
산새가 채 갔는지
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하루살이 몰려드는
주인 잃은 거미줄은 느슨하다
난 아직 아니야
억울하다 벗어나려
바둥댈수록 조이는 온몸을
낮에는 땡볕에
밤에는 보안등에
밤낮으로
소신공양 올린다
우담바라 꽃 대신
가랑비가
거미줄에
가랑가랑 피고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