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수국

정종배 2018. 6. 15. 06:48

 

수국

 

        정종배

 

 

가랑비가 오락가락

응봉능선 감질나게 내린다

 

유기견 삼총사와

멧돼지네

빗물에 젖지 않는

마른 자리 내놓으라

젖꼭지바위 밑에서 다툰다

 

빗방울에 피어난 절 마당 흙 내음

소쩍새와 합새하여

오뉴월 밤 공기를

마음 가득 소쩍소쩍 헤친다

 

변심과 변덕이 구름과

형님 동생하는 수국은

가랑비에

오는 가을 열매 맺지 않고

그대로 마르는 장식꽃을

조화의 극한 사랑으로

가랑가랑 터트린다

 

덕현스님 통통한 볼살을 빼닮은

약사여래 상호가 촉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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