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산딸나무

정종배 2018. 6. 25. 05:38

 

 

산딸나무

 

           정종배

 

 

6.25 한국전쟁

낮에는 국방군 밤에는 밤손님

몇 번을 바뀌다

하룻밤에 제사가 스물두명인 무채등에

할매가 널어놓은

모시베 흰 향기로

산딸나무 꽃이 핀다

 

꽃잎 네 장 균등하게

하늘 향해 열십자로 펼쳐놓고

곤충을 불러들여 꽃가루받이로

위로 곧게 솟구친 열매가

농익은 가을하늘 기다린다

 

푸른 숲 두견새가

쪽박 바꿔줘

쪽박 바꿔줘

피를 토해

별빛이 노을빛을 토해낸다

 

오늘밤 누구를 위하여

사랑의 십자가를 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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