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나무
정종배
6.25 한국전쟁
낮에는 국방군 밤에는 밤손님
몇 번을 바뀌다
하룻밤에 제사가 스물두명인 무채등에
할매가 널어놓은
모시베 흰 향기로
산딸나무 꽃이 핀다
꽃잎 네 장 균등하게
하늘 향해 열십자로 펼쳐놓고
곤충을 불러들여 꽃가루받이로
위로 곧게 솟구친 열매가
농익은 가을하늘 기다린다
푸른 숲 두견새가
쪽박 바꿔줘
쪽박 바꿔줘
피를 토해
별빛이 노을빛을 토해낸다
오늘밤 누구를 위하여
사랑의 십자가를 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