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산수국

정종배 2018. 6. 24. 14:47

 

 

산수국

 

정종배

 

 

토요일 특전미사 드리고

비봉능선 진흥왕순수비

저녁노을 기운을 받고싶어

집사람과 진관사 골짜기 오른다

 

산에 산에 산수국

자잘하여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진짜꽃이

가을열매 맺기 위해

그냥 스쳐 지나치는

푸른 여름 녹음아래

눈에 확 들어오는 가짜꽃을 내달아

화려하게 벌나비 불러온다

 

보라빛 헛꽃은 영양분을 진짜꽃에 주려고

하얗게 바래다

땅을 향해 뒤집어 마른다

 

힘든 몸을 이끌고

한참이나 뒤처져 좇아오는 집사람에게

지금까지 함께한 당신은 내 헛꽃인데

난 당신의 헛것이여 볼낯 없네 고백하다

 

부처님도 자비의 헛꽃이다

예수님도 사랑의 헛꽃이다

 

나와 너는

서로의 헛꽃으로 사랑을

남과 북은

서로의 헛꽃으로 평화를

 

사랑은 사랑은 헛꽃으로

사랑과 평화의 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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