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곤충호텔

정종배 2018. 6. 21. 06:20

 

곤충호텔

 

         정종배

 

 

힘이 약한 다람쥐는 재빠르고

몸이 느린 뱀은 맹독을 가졌고

이저저도 아닌 생쥐는 번식력이 끝내준다

 

화려한 꽃은 향기가 덜 하고

부실한 꽃은 진한 향기로 벌나빌 유혹한다

 

넘치거나 치우치지 않으려는 하늘의 이치다

 

이도 저도 되기도 하고

이도 저도 안되기도 하는

오로지 내 한몸 편하려

산책길에 깔다구 접근방지

스프레이 온몸에 뿌리는

욕심으로 똥창까지 꽉 막힌 인간세상

 

조물주도 손쓸 새도 없이

멸종위기동물 특급으로

곤충호텔 방 한 칸 차지할 수 없는

나는 이미 미라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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