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호텔
정종배
힘이 약한 다람쥐는 재빠르고
몸이 느린 뱀은 맹독을 가졌고
이저저도 아닌 생쥐는 번식력이 끝내준다
화려한 꽃은 향기가 덜 하고
부실한 꽃은 진한 향기로 벌나빌 유혹한다
넘치거나 치우치지 않으려는 하늘의 이치다
이도 저도 되기도 하고
이도 저도 안되기도 하는
오로지 내 한몸 편하려
산책길에 깔다구 접근방지
스프레이 온몸에 뿌리는
욕심으로 똥창까지 꽉 막힌 인간세상
조물주도 손쓸 새도 없이
멸종위기동물 특급으로
곤충호텔 방 한 칸 차지할 수 없는
나는 이미 미라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