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페트병

정종배 2018. 7. 23. 16:21

 

 

 

페트병/정종배

 

기록적인 최악의 폭염이 이어져

땡볕에 일하던 젊은이도 목숨을 잃었다

 

바위 틈새 뿌리박아 또랑시인 시원인 제비꽃

천지인 조화로 튼튼하라 오가며 절만 했다

 

더위에 지치고 데었는지 이파리가 노랗다

안됐다 혀를 차며 일주문을 나서다

빈 페트병 주워 들고 뒤돌아서

진관사 감로수 물을 담아

제비꽃 달콤하게 뿌려줬다

 

그 동안 매일 아침 찻물로 쓸

등에 진 감로수

제비꽃 줄 생각을 왜 못했을까

 

목마른 제비꽃을 생각하고

아침저녁 돌보며

물을 주는 계기를 마련해 준

빈 페트병이 고마운

올 여름 열대야다

'정종배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다라꽃  (0) 2018.07.23
달맞이꽃  (0) 2018.07.23
2018 여름 단상  (0) 2018.07.23
일반고 전성시대  (0) 2018.07.23
세계테마여행  (0) 2018.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