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나마나/정종배
추석 연휴 마지막날
단풍철은 멀었는데
단풍잎도 한참 지난 할매 셋이
꽃단장에 배낭 메고
소요산행 전동차 맨 앞 칸 10-4
진행방향 오른쪽 좌석을 차지하고 앉았다
핸드폰을 열고서
손주들이 묶어준
옛 사진을 보여주며
참 곱기도 고왔다
빨간색 썬그라스 쓴 채로
성근 이를 드러내 웃으며
서로를 단풍잎이라 위로한다
경원선 역마다 흥청망청
가을볕이 곱게도 들고난다
소요산 공주봉은 물어 볼 것도 없고
풍악산 단풍은 보나마나 끝내주겠다
여수에서 선주로 한려수도같았던 고교 동기
심장마비 부고가 단풍잎 휘날리듯
내 핸드폰 단톡에서 울어댔다
사진은 그저께 수요일
망우리공원 <세월이 가면> <목마와 숙녀> 박인환 유택에서 바라본 도봉산
<님의 침묵> 만해 한용운 유택에서 바라본 검단산 예봉산 운길산 천마산 용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