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보나마나

정종배 2018. 9. 28. 00:26

 

 

보나마나/정종배

 

 

추석 연휴 마지막날

단풍철은 멀었는데

단풍잎도 한참 지난 할매 셋이

꽃단장에 배낭 메고

소요산행 전동차 맨 앞 칸 10-4

진행방향 오른쪽 좌석을 차지하고 앉았다

 

핸드폰을 열고서

손주들이 묶어준

옛 사진을 보여주며

참 곱기도 고왔다

빨간색 썬그라스 쓴 채로

성근 이를 드러내 웃으며

서로를 단풍잎이라 위로한다

경원선 역마다 흥청망청

가을볕이 곱게도 들고난다

소요산 공주봉은 물어 볼 것도 없고

풍악산 단풍은 보나마나 끝내주겠다

 

여수에서 선주로 한려수도같았던 고교 동기

심장마비 부고가 단풍잎 휘날리듯

내 핸드폰 단톡에서 울어댔다

 

사진은 그저께 수요일

망우리공원 <세월이 가면> <목마와 숙녀> 박인환 유택에서 바라본 도봉산

<님의 침묵> 만해 한용운 유택에서 바라본 검단산 예봉산 운길산 천마산 용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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