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서해안고속도로 노을에 젖은 시혼

정종배 2018. 10. 21. 19:25

 

 

 

 

 

 

 

서해안고속도로 노을에 젖은 시혼/정종배

 

함평천지 봄비 이수복

아, 나의 어머니 오영재

주포항 산당화 천승세

겨울공화국 양성우

노동의 새벽 박노해

노동자 시인 조영관

 

영광 옥당골 석류 조운 오세영 박남준

정읍 망부석 정읍사

고창 방장산가 선운산가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다

소요산 질마재 미당

시가 나를 건달로 만들었다 유하

부안 울금바위 유희경 매창 교산 석정

변산반도 솔아 솔아 푸른 솔아 박영근

천원짜리 한 장 없이 용케도 겨울을 보냈구나 박형진

김제 만경평야 망해암 진묵대사 탄허

광활면 지평선 박정만

옥구 만인보 고은태

군산 해망동 일기 강형철

 

서천 바라춤 신석초

부여 금강 신동엽 조재도 이재무

공주 풀꽃 나태주 이은봉

보령 토정 이지함 명천 이문구 이소당 임영조

홍성 만해 한용운 이정록 이윤학

서산 천장암 경허 간월암 만공 윤곤강

그리운 성산포 이생진

태안 안면도 채광석

당진 필경사 그날이 오면 대섭 심훈 사천 이근배

 

서울 여의도 이 세상 제일 무서운 짐승은 사람이다

그리스도 폴의 강 시인 구상 큰 스승

 

저녁노을 배어든 시인의 혼

애끓은 서해 바다

함평만 뻘밭의 시어가

돌머리 석화굴 굵어지고

술항개 짱둥어 뛰고 기듯

닳고 해진 내 몸에서

이른새벽 칠산바다 안개처럼

피어나길 간절히 빌어본다

 

아부지 16주기 제사를 모시고

서해안고속도로 올라타

용천사 불갑사 선운사 꽃무릇

붉은 향기 물들어

서울 집을 향해 가며

 

할머니 치마자락 뒤쫓은 밤마실길

몇 발 앞서 반딧불이 깜박이듯

약골인 또랑시인 보약같은

시인을 손구구 헤아리며

노을빛에 젖고 젖어

시업을 되새겨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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