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락장송/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수시 전형 기준인 8월 31일
전과 후 돌변한 출결 문제가
수능 시험 이후 더 악화됐다
민성아 춥진 않냐
무단결석 25일로
네가 학교를 그만둔지
반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열네 번 고3 담임 맡아
자퇴하는 녀석들
한 번도 허락하지 않았는데
이런 쓰레기같은 학교는
더 이상 다닐 필요가 없다는 너만
니 알아서 해라
유예기간 3주 지나
최종 결정을 너에게 맡기고
정글에 내던져 버렸다
가끔식 페북에서 꿈꾸듯
너의 흔적 꺼내 본다
알바는 쉽지 않지
사랑의 손편지는 이어가지
검정고시 공부도 두렵지 않겠지
솔 숲의 소나무가
낙락장송 되기는 싶지 않지
내가 좀더 기다려 주지않고
학급 꾸려 가는데
수월하려 내치진 않았지만
가정과 주변 환경에 치이어
빼빼 마른 너를 내보낸 뒤
폭풍우 눈보라 이겨내야
낙락장송 되지 않겠니
내 스스로 위로하며 다독이지만
애들이 이렇게 출결을
무너트릴 줄 알았다면
너도 함께 졸업할 것인데
체험활동신청서 한 장 내고
등교하지 않아
점심 먹고 산책하는
망우리공원 사색의 길
도둑눈 내려쌓인 숫눈길을 걸으며
다정하고 부드러운 네 미소 뒤
가지런한 이 하얗게 드러내는
환한 웃음 듣고픈 아침이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