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당신은

정종배 2019. 3. 27. 14:20

 

당신은/정종배

ㅡ사순시기

 

 

당신은 변함없는 수평선

파도가 쉼 없이 뭍을 향해

내달리며 빚어내

하늘과 맞닿은

거칠 것 하나 없는 난바다

조각배 하나로 미끄러져

항구에 닿아도

내 품에 출렁이는 고요한 선 하나

 

당신은 가없는 지평선

수풀이 계절을 피었다 지워도

씨앗을 거둬들여

하늘과 맞닿은

수많은 이랑과 물길의

둑을 걸을 때마다

멀어지는 풍성한 선이지만

이 생명 다하여 소실점으로 걸어간다

'정종배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전히  (0) 2019.03.29
우주  (0) 2019.03.27
봄날이길  (0) 2019.03.27
모과  (0) 2019.03.25
백세시대  (0) 2019.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