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園丁/정종배
사순 제 4주일
고1 담임과 학생으로
망우리공원
아사카와 다쿠미 추모제와 추모문집
서해 최학송 묘 관리와 추모제에
앞장 서고 이어온
《금수저 의경 일기》 지은이 금중혁 군이
식목일인 금요일 책을 놓고
차 한 잔 마시고 갔다
단숨에 훑어 읽고
학교 뒤 봉화산에 올랐다
중랑구청 뒤 공원과
먹골배 산지의 유산인
과수원 안길을 걸으며
생강나무 산수유 매화 살구꽃 진달래 개나리
명자꽃 목련꽃 조팝꽃
배 자두 복숭아 사과 포도
냉이꽃 꽃다지 제비꽃 할미꽃
꽃들이 피고 지는 질서를 캐묻고
아직 피지 않았네
어 피었네
벌써 져 버렸네
눈을 맞춰 헤아렸다
집에 돌아와 그 향기 되짚다
가만 내가 꽃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
벌 나비 날아드는
봄하늘 꽃길을 열어준다
전지가위로 꽃가지를 잘라내
탐스런 녀석들 몇 개만
가을볕 달디달게 매다는
수없이 저지른 잘못에도
아직까지 무슨 낯짝으로
아이들 앞에 서 있는가
달항아리 내 사랑아
'망우리공원(인문학) > 망우인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우리공원 만해 한용운 (0) | 2019.04.14 |
---|---|
망우리공원 숲 (0) | 2019.04.09 |
김영랑 시비를 찾아서 (0) | 2019.04.03 |
대향 이중섭 유택에서 (0) | 2019.03.15 |
전성은 교장선생님 (0) | 2019.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