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함평천지

정종배 2019. 4. 21. 21:03

 

 

 

함평천지/정종배(시인)

 

 

중학교 입학전 면장댁

병인이네 큰형님 책꽂이에서

최서해 탈출기 신동엽 금강

두 권을 빌려 읽은

고산봉 용맥 표주박 형국 표산 출신 또랑시인과

함평천지 싸돌아 다녀봅시다

 

산과 강과 들과 길이

동네와 고샅으로 사람을 불러 모아

호남가 첫 머리 함평천지 일궈내

지금 여기 꽃으로 피었다

 

영산지맥

태청산 불갑산 모악산 군유산 월암산 고산봉 천주산 철성산

옥마산 속금산 감방산 월악산 기산영수 곤봉산 윤암 돌머리

산자락에 자리잡은

1읍 8면 272개리 496개마을

월야천 해보천 나산천 고막천 고막원나루

신광천 학교천 엄다천 함평천 무안천 사포나루

영산강을 흐르다 서해바다 수평선으로

손불천은 술항개 주포 함평만 노을로

 

호남선 학교역에서 함평역으로

1번 23번 24번 국도

서해안 무안광주고속도로

휭하니 떠나버려

 

향도이촌 전 15만 인구가

작년 말 기준 33,420명

재정자립도 6.88%

 

물봉같은 함평 양반 다 함께 평화로운 사람들

월야들 함평엄다학다리들 진례들 손불농장 삼양사 간척지 나락 익어가는 소리 듣고

함평만 돌머리 석화와 뻘낙지 힘으로

한겨울 감태 쌉싸릅한 향으로

한여름 샘물 말은 보리밥에 죽 찢어 얹어 먹는 엽삭젓 곰삭은 맛으로

사포나루 사호강 모치 지나간 달디 단 뻘맛으로

전라도 소값을 손에 쥔 2 7일 함펑오일장 우시장

선지국밥 육회비빕밥 밥심으로

 

장고산 예덕 신덕 표산 죽암 전방후원분 장고형고분 쌓아 일본 임나일본부설 망령을 휘몰이로 날려버리고

 

대굴포 전라수영처치시영터

고려 태조 왕건 나주 금성산 전투 출발지

거북선 제작소

해태기아 프로야구 함평기아챌린저스필드

사계절 곡강촌 물동이동 사진 촬영 최적지

 

함풍에서 함 모평에서 평 함평은

동 3평은 남자가 서 3평은 여자가 득세 형국

 

나주 구실아치 자식에서 시대의 지성으로 도원수가 될 만한 인물

한 임금만 섬겨야 절의인가

정여립모반사건

철저한 신분사회 희생양 곤재 정개청 자산서원

 

남도제일 창의 심남일 의병장

정유재란 월야 팔열부정각 표산 정감 충신각

 

나주 갈마지 출신 죽봉 김태원 김율 형제 동학혁명 가담 호남창의회맹소 의병활동 학다리중 동기 김혁제 할아버지 광주광역시 죽봉로 명명하여 기리고

 

1862년 4월 철종 13년 전라도 최초 봉기 함평농민항쟁 주동자

정한순 박태원 장편소설 갑오농민전쟁 <군상>의 주인공으로

 

일제강점기 수탈과 홍수로 평남 강서로 이주하는 엄다 불암마을

박화성 소설 <고향없는 사람들> 엄다 학다리 들판 지나 떠난 눈물로 떠난 학다리역 급수탑은 국가지정 건축물로 남아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 일강 김철 선생 기념관

 

월야 진례 함평 엄다 학다리 들판 나는 쌀밥 먹고 죽은 망자 상여는 무겁다는 쌀 수탈 위한 함평 학교역 간 궤도차 사라진 뒤에도 궤도버스 다닌다

 

시문학파 목가시인 신석정 시 <첫 사랑>

함평 색씨는 칠같이 검은 머리가/삼단같이 치렁치렁 길더란다

(중략)

어머니와 할머니 선본 이야기 주고 받을 때/나는 그 삼단같은 머리가 자꾸만 보고 싶었다

 

장성출신 형 대신 의용군에 입대한 오영재 북한 계관시인 아버지 월송초 교사로 어릴적 강운리에 뛰어논 산과 들 냇갈 자갈과 물소리가 문학의 자양분으로

 

<역마> <이름 없는 별들> <정복자> <성웅 이순신> <아아 백범 김구선생> 시나리오 작가 최금동

 

투쟁하는 대중적 혁명성의 해방정국 불꽃 시인 최석두

 

6.25 전쟁 11사단 20연대 2대대 5연대 견벽청야 50여일 1,200여명 원혼들의 가슴에 피 함평양민학살

나산 해보 월야천 핏빛으로 젖어 흘러

고막원 똑다리 울음 소리 지금도 그치지 않는다

 

산음 출신 <봄비>의 이수복 시인

 

강용준 소설 <철조망> 포로수용소 탈출 후 대동면 용성리 3개월 기거하며 한국전쟁 수용소 극한 생활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제1회 사상계 신인상 수상 등단작

 

1976년 가을부터 함평고구마사건 1978년 4월 대한민국 수립 후 처음으로 정부가 농민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피해 보상한 민주주의 한 획을 그었다

 

5. 18광주민중항쟁 학다리초 함평공원 신광파출소 함평 장날 시위로 사적지

 

아동문학 김철수 변산공동체 윤구병

겨울공화국 양성우 노동의 새벽 박노해

시인 조영관 이승철 강경호 김형수 정종연 함진원

소설가 안혜성 이상권 정유정

평론 이명재 김우창

 

학다리중고 선생님 송영 한옥근 김영관 허형만 김준태 이성연

 

눈 밝은 목민관 열정과

군민들의 따뜻한 인심으로

야물딱지게 운영하여

전국에서 드물게 축제 후 이익 남는

함평나비축제 국향대전 난대전

나비 날개 춤바람 우주가 울린다

 

단호박 주 생산지

느타리 노루궁뎅이버섯 복분자와인 토하젓

청정한 먹거리 먹고 자라

언제 어디든

다 같이 평화로운

꽃봉오리 아니리

 

함평천지 사람들

어디서 주서 왔다고라우

고막원 똑다리서 주섰다고

 

아이고 잘 돌았네

숭어를 가을 나락 둥치 마냥 쌓았다는

주포 해창 해수찜으로 뭉친 삭신을 풀어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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