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스승의 날

정종배 2019. 5. 16. 20:31

 

 

 

스승의 날/정종배

 

2019년 제38회 스승의 날

잡음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동아리별 전원 교외 봉사활동

학교는 적막하다

비담당 교사는 정상 출근

카네이션 한 송이 냄새 맡지 못하고

나이스에 조퇴 상신 결재 뒤

지난 주 토요일

탄생 100주년기념

안성천주교공원묘지 참배 못한

은사이신 구상 시인의 손길을 뵙고 싶어

망우리공원 화가 이중섭 묘지 참배하고

아까시 씨앗 줍고 어린 나무를 뽑아낸 뒤

은사께서 심었다는 붉은소나무

두 팔 벌려 껴안고 우러르며

살아생전 은사님과 대화를 되새겼다

아까시나무 씨앗과 어린 나무가 유택을 휘젓고

칡넝쿨 우거져 봉분을 뒤덮으면

손으로 줍고 뽑고 끊어 묘역 밖으로

정리한 일을 말씀드렸다

뵐 때마다 고맙구나

너털웃음 지으시며

고마운 일 지속해 달라셨다

올봄부터 중랑구청 영원한 기억봉사단

활동으로 한시름 놓았다

상석과 묘비에 조화가 꽂혀 있다

홍제동화장장 불구덩이에 집어넣고

시인 구상과 일초스님인 고은 시인을

소주병 셀 수없이 취하게한

대향을 친형인양 좇다가 자살한

조각가 차근호 작품인 묘비에 어색한

붉은 장미 조화 한 송이가

오월의 아까시 향기를 독차지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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