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정종배
2019년 제38회 스승의 날
잡음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동아리별 전원 교외 봉사활동
학교는 적막하다
비담당 교사는 정상 출근
카네이션 한 송이 냄새 맡지 못하고
나이스에 조퇴 상신 결재 뒤
지난 주 토요일
탄생 100주년기념
안성천주교공원묘지 참배 못한
은사이신 구상 시인의 손길을 뵙고 싶어
망우리공원 화가 이중섭 묘지 참배하고
아까시 씨앗 줍고 어린 나무를 뽑아낸 뒤
은사께서 심었다는 붉은소나무
두 팔 벌려 껴안고 우러르며
살아생전 은사님과 대화를 되새겼다
아까시나무 씨앗과 어린 나무가 유택을 휘젓고
칡넝쿨 우거져 봉분을 뒤덮으면
손으로 줍고 뽑고 끊어 묘역 밖으로
정리한 일을 말씀드렸다
뵐 때마다 고맙구나
너털웃음 지으시며
고마운 일 지속해 달라셨다
올봄부터 중랑구청 영원한 기억봉사단
활동으로 한시름 놓았다
상석과 묘비에 조화가 꽂혀 있다
홍제동화장장 불구덩이에 집어넣고
시인 구상과 일초스님인 고은 시인을
소주병 셀 수없이 취하게한
대향을 친형인양 좇다가 자살한
조각가 차근호 작품인 묘비에 어색한
붉은 장미 조화 한 송이가
오월의 아까시 향기를 독차지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