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함세덕

정종배 2019. 5. 31. 13:39

 

 

 

 

 

 

 

 

함세덕/정종배

 

 

금계국 꽃들이 만발해

함세덕 유택을 둘러싸

망우리공원 햇살을 품었다

6월 보훈의 달

묘비의 전사에 '전,자가 뭉개졌다

인민군 선무반 종군작가로

1950년 6월 29일 신촌 부근에서

영화 촬영 연출같은

수류탄 오발 사건으로

인천시 화평동 식구들을 영영 보지 못하고

망우리공동묘지 가족묘지 묻히어

남과 북 분단의 아픔과

뛰어난 예술가의 굴곡진 생을 반추할 수 있다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

다리 불편한 동생 성덕씨가

청량리역에서 망우리공원까지

사람들의 눈을 피해

걸어서 묘역을 돌보았다

1915년 인천에 태어나

아버지 부임지인

목포에서 자라

대한민국 연극계의 일등바위

김우진 차범석 천승세 계보의

DNA 받고 이어줬다

인천고 상고반 졸업

은행 취직 접고

일본인 서점 점원 책 맘껏 보다

삼오담 김소운 소개로

동랑 유치진 스승 삼아

사회주의 리얼리즘 연극 토대를 일궜다

민족 연극운동 지남차였다

연출과 영화까지 진출하며

친일과 반일과 반공과 월북 뒤

남한 단독 정부 비판과

제주 4.3사태 소재의 희곡을 남겼다

인민군 신분의 극적인 죽음으로

남쪽 식구들은 가슴에 한과

연좌제 트라우마 치를 떨었다

여동생은 오빠를 기리는 찬송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맑고 고왔다

함세덕 희곡을 연극 공연 빌미로

동생 성덕이에게 돈을 타내

입을 씻은 사람들에게

몇 번을 당한 뒤

오로지 문학성만으로 평가해달라고 호소한다

1988년 월북 전 작품 해금으로

희곡 <산허구리> 일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에 출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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