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물봉

정종배 2022. 8. 26. 21:33



물봉

가까운 이에게 상처받고
마실길을 산보한다
물잠자리 한쌍이 사랑을 나누며
둠벙의 물 위에 방아를 찧는다
어느 한 곳 어긋나지 않는 원과 원이
둠벙의 가장자리에 닿는다
돌멩이를 집어 던져 보아도
둠벙은 말없이 받아들여
원과 원의 동그라밀 그린다
우리 몸의 7할이 물이다
누구에게나 고요한 둠벙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여
물봉으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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