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리공원(인문학)

관음사 보화종루 개보수와 시인 김영랑과 그 후손들

정종배 2023. 9. 7. 13:16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년 위령의 종루 보수 및 추모문화제를 돕는 사람들

시인 김영랑과 그 후손들

1923년 관동대학살 참상을 목격한 시인 김영랑 셋째 아들로
1974년 박정희 독재 정권 싫어서 미국으로 이민을 가
90세 현역 기자로 활동하는
김현철 칼럼리스트
어제 오후 카톡으로 연락을 하였다

지난 번 관음사 보화종루 개보수 기금 마련 이야기
미처 챙기지 못했다며
서울 사는 막내 여동생 김애란 여사한테 기금 보내라 하겠다며
소식을 전했다

오늘 아침 김애란 여사가 각각 조금 기금을 후원하였다며 전화로 간만에 소통했다

망우역사문화공원 답사 강사료로
기금을 후원해주신 분들께 죄송하고
메세지를 읽으신 분들께서는
더욱 힘을 실어 주십시오

관음사 보화종루 개보수에 관련
일의 진척을 알려드립니다
양윤석 추진위원이 정리하였습니다

그간의 보화종루 개보수 사업 진행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대한민국 시민들이 건립한 유일한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희생자 기림시설인 일본 관음사 보화종루의 개보수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큰 도움을 주셨던 운영이사분들을 비롯해서 기금을 기부해주신 많은 시민 여러분들께 그동안 보화종루 보수공사가 어떻게 준비되어왔고 어떻게 진척되고 있는지 하는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당초에 올해 8월에 공사를 완료하고 9월 10일 추모문화제를 개최하려고 했던 추진 일정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되어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년을 맞는 이번 9월에 이 사업을 완료하지 못하고 이후로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점에 대해 무척 아쉽고 또 송구스럽게 생각하면서 그간의 경위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알려드립니다.
  
1. 목부재 일본 현지 구입가 파악 지연에 따른 일정 차질

저희 한국 측 <관동대지진 100주년 위령의 종루 보수 추진위원회>에서는 한옥건축 전문업체인 ㈜한울한옥의 이일호 대목장과 함께 지난 5월 3일 일본 관음사 현지를 답사하고 보화종루의 현 상태가 예상보다 변형과 훼손이 심각해 종루를 전면 해체한 후 기와와 훼손된 목부재들을 새로 교체해 재조립, 복원하는 공사를 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었습니다.

그러려면 당초 계획보다 공사규모가 더 커지고, 한일 양국에서 올해 모금된 돈을 합쳐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 추진위원회에서는 종루 단청 공사는 내년으로 미루고 2023년 올해에는 지붕과 목구조물의 개보수 공사에만 집중하기로 했고, 공사를 맡기로 한 ㈜한울한옥에서는 올해 모금액으로 부족한 공사금액에 대해서는 내년에 지불받는 조건을 수락해주면서 올해 9월 초까지 지붕과 목구조물을 개보수하는 공사계약의 체결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한울한옥에서 한일 양측의 공사 준비사항들을 점검하면서 정확한 공사견적서를 낼 준비를 하던 중에 한국에서 목부재를 준비해 검역과정을 거쳐 일본으로 운송하는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 것으로 예상돼, 일본 현지에서 목부재를 구입하는 것이 더 싸고 절차도 간소화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6월 초 일본 측 추진위원회(관음사 및 일본 시민단체 관동대진재 조선인희생자 추도조사실행위원회) 측에 소요목재의 규격과 수량을 정리해 알려주며 일본 현지에서의 목재 구입 가격을 알아봐달라고 했었습니다.
  
그러자 일본 측에서는 목부재 구입 가격을 알기 위해서는 설계 도면이 있어야 한다는 이해할 수 없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저희는 목부재 가격을 알아보는 데나 보수공사를 하는 데 있어 설계도면은 필요 없으며, 보화종루를 처음 건립할 때도 설계도 없이 건립했고, 한국에서 설계 도면을 그리려면 몇백만 원의 돈이 들기 때문에 가뜩이나 부족한 예산을 고려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으나, 무려 40여 일이 지나도록 목재 현지 구입 가격 파악에는 아무런 진척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40여 일의 시간을 허비해버리고 9월 초까지 공사를 완료하려면 더 이상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 저희 최유진 위원장과 한울건축의 이일호 대목장은 7월 13일 일본 관음사로 건너가서 일본 측 위원분들과 관련업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일본 현지에서 목부재를 준비하는 데는 무려 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고, 구입 가격도 한국보다 몇 배나 비싸다는 점을 확인하고 보화종루 보수를 위한 목부재는 한국에서 준비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2. 관음사 측의 7월 말 ~9월 초 공사추진 계약안 부동의
  
귀국 후 ㈜한울한옥과 한국 측 추진위원회에서는 견적서 작성과 계약서 문안 작성을 서둘렀습니다. 이미 40여 일간의 시간을 허비해버린 까닭에 9월 초까지 공사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7월 21일까지 계약서에 날인을 해야 7월 말에 종루 해체공사를 한 후, 한국에서 보내는 공사 자재들이 관음사 현지에 도착한 뒤인 8월 말~9월 초에 재조립 복원공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보화종루 개보수 공사계약은 한국의 (사)유라시아문화연대와 ㈜한울한옥만으론 안되고, 일본 관음사도 반드시 포함하여 3개의 법적 주체가 합의하는 계약이어야 합니다. 왜냐면 보화종루는 1985년에 한국의 문화예술인들이 일본 관음사에 기증한 것이기에 보화종루의 현재 법적 소유자는 관음사이며, 또 일본 관음사 계좌로 모금된 금액을 합쳐야만 공사비용을 충당할 수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 측 양자가 합의한 계약서 안을 일본 측에 보내 검토의견을 보내달라고 하면서 그동안 너무 시일이 지체되어 9월 10일 이전까지 공사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7월 21일까지 3자가 날인한 계약이 체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관음사 재방문 당시 일본 측에서 기둥 4개를 모두 교체하는 대신 일부만 교체하고 초석도 기존의 초석을 재활용하는 안을 언급하며 일부 이견이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해체공사 후 결론을 내는 것으로 계약안 내용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렇게 일본 측에 계약안을 전했지만, 7월 21일이 되기까지 아무런 답신이 없었고, 관음사 측에서 그 계약안을 반대했다는 전언만 들려왔습니다. 그에 한국 측에서는 유라시아문화연대 명의의 공식문서로 관음사에 직접 FAX를 보내 관음사 측의 공식적 입장을 물었더니, 7월 25일 “종루보수에 관해서 (주)한울한옥님의 공사도면 건, 공사 공법 건, 공사 비용 건 등등 일본 측의 의도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어 지금까지의 귀 연대님 및 (주)한울한옥님의 노고에 보답할 수 없게 되어 아쉽지만, 공사업체는 새로이 선정하도록 하고 (주)한울한옥님과의 공사는 단념하겠습니다.”라는 FAX 회신이 왔습니다. 그리하여 원래 9월 초까지 개수공사를 완료하려던 계획에는 차질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은 일본 측에서 어떤 이견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는 않아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긴 어려우나, 건축이나 공사계약과 관련한 한국과 일본의 관행, 문화 또는 사고방식의 차이 또는 이해 부족 때문이 아닌가 싶으며, 모금액이 부족한 면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3. 9월 10일 추모제 행사 계획도 관음사 측 반대로 무산    

이후 저희 측에서는 보화종루 개수에 설계도면은 필요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설명하고, 이번 공사는 한국의 가장 일반적인 전통 누각 건축 방식대로 하는 것이며, 한울건축보다 공사방식이나 공사비 면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공사를 맡아줄 새로운 한옥건축업체도 찾기 어렵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일본 측에서 생각하는 이견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줄 것을 요청하고 한일 양측의 이견을 좁히기 위한 소통을 계속해 9월 10일 이후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원래 9월 10일에 공사완공기념으로 가지려고 했던 추모문화제 대신, 그날 이후 공사가 시작됨을 알리는 고유제(告由祭) 형식으로 추모문화제를 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드렸으나, 관음사에서는 8월 3일 원래 공사완공 기념으로 추모문화제를 갖기로 했던 취지와는 다르다면서 9월 10일 추도제 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음사 측에선 “양측은 서로의 차이는 있지만”, “종루보수에 관한 뜻은 같다고 생각”한다면서, “추도공연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종루보수공사 완성후 다시 검토했으면” 한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만, 아무튼 저희들이 원래 계획했던 9월 10일 추모문화제 개최도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4. 기부금품 모집등록 상의 모금기간과 사용기간 연장 후 공사 재추진 노력  

이렇게 단청보수는 내년으로 미루더라도,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100주년을 맞는 올해 2023년 9월에 최소한 구조물 개수공사라도 완료하고 추모문화제를 가지려던 계획은 일단 무산됨으로써 저희의 아쉬움은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만, 이미 수많은 시민이 모금에 동참해 뜻을 함께해준 이 사업을 책임감 있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한 저희는 일본 측에 서로의 의견 차이를 해소하여 관동대지진 100주년을 맞아 계획했던 뜻깊은 행사가 꼭 실현되기를 희망한다는 점을 전하고, 구체적인 이견해소를 위한 소통에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올해 저희가 관련기관에 등록한 기부금품 모금 등록 내용은 모금액 집행기간(사용기간)이 2023년 10월 31일까지로 되어있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9월 이후의 공사 재추진이 불가능해질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서울시에 모금기간을 법적으로 가능한 최대한도로 늘려 2024년 4월 27일까지로 연장하고, 사용기간도 2025년 4월 27일까지 연장하는 기부금품 모집등록 변경신청을 해 8월 31일 새로 등록증을 발급받았습니다. 내년에 이뤄지게 될 단청보수까지도 대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금년 1월에 시작해서 4월에 모금 기간이 끝난 온라인모금(카카오같이가치 모금)의 사업기간도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역시 법적으로 가능한 최대기한인 2024년 3월 31일까지로 연장받았습니다.

이리하여 이제 저희는 이후 9월부터 2023년 2월 말까지의 기간 사이에 일본 측 위원회와 이견을 해소한 뒤 관음사와 공사계약에 대한 합의만 이뤄진다면 공사를 재추진할 수 있게 되었고, 내년 2024년 4월 말까지 모금을 계속해 구조물 개수 공사금액 부족액을 메우고 단청보수까지도 할 수 있는 법적인 여건을 다시 갖춰놓게 되었으니, 이를 바탕으로 일본 측과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소통에 최선을 다해 비록 원래 일정보다 늦어지기는 했지만 꼭 성사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