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지진 조선인 대학살 제노사이드

1923년 9월 13일 황세자 전하와 자금시장 및 시중 쌀값

정종배 2025. 9. 13. 04:55

 

1923년 9월 13일 황세자 전하와 자금시장 및 시중 쌀값

 

〇황세자 전하는 고륜[高稐]어전에 안녕히 계시다

진재 후에 왕세자 전하와 비전하께서는 고륜어전에 안녕히 계시다고 동경에 가 있는 금촌[今村] 이왕직 서무과장으로부터 전보가 왔다더라

 

〇지진이 일본에게 대재앙이었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런데 조선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조선에서 도쿄로 돈이 지속적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은행 대출이나 의연금의 형태로 말이다. 갈수록 조선의 자금시장이 경색되어가고 있다. 당국이 쌀값을 억제하다 보니, 조선인들은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을 박탈당한 상태다. 다양한 명목의 세금들이 이중, 삼중으로 부과될 것이다. 일본에서는 수억 엔이 복구사업에 쓰여질 것이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자금이 돌면서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조선인들에겐 복구사업에 쓰이는 돈을 단 푼이라도 만져볼 수 있는 기회조차 없을 것이다. 그래서 조선인들은 일본이 이익을 얻든 손해를 보든 간에 고생만 할 뿐이다.

 

〇동경전보 등강[藤岡] 내무서기관은 말하되 “이번 참사 중에 조선사람에 대한 여러 가지 좋지 못한 풍설이 있었습니다 동경에서도 악한 무뢰한들이 혼잡한 기회를 타서 여러 가지 유언비어를 함부로 선전하여 일반 인심을 어지럽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타서 못된 짓을 하려고 한 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검거되었습니다. 다른 지방에서도 이같은 일이 있은 듯 합니다마는 일반은 이 같은 못된 놈들에게 이용되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조선인의 피란민에게 대하여는 더한층 동정하여야할 것이므로 당국에서는 극력으로 보호를 할 작정입니다 – 운운하였더라

 

〇 휴지통. 동경지진으로 졸지에 올랐던 쌀값은 차차 그전대로 내렸지만 소매상 중에는 여전히 무법한 쌀값을 그대로 받아서 빈민의 고통은 여간이 아닌 모양이다 조선사람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다만 쌀뿐이일까 쌀값이 대세로 올라간다함은 혹 좋은 일이라할지 모르나 일부 간상의 농락은 서민만 괴롭게 할뿐이다 이뿐아니라 동경지진을 구실삼아 경향으로 출몰하며 어리석은 사람을 속히 여러 가지 협잡이 유행되는 모양이라 경찰은 이러한 점에 특히 주의하기를 바란다한다 쓸데없는 비가 사흘 동안이나 계속하여 가을장마를 염려하는 사람도 많은 모양이다 금년은 어찌됐든 천재지변이 많은 해이라 염려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은 경성측후소의 말을 들으면 이번 비는 그다지 많이 오지는 아니하리라고 – 동아일보 1923. 9. 13

 

- 정종배다큐시집 1923관동대학살-생존자의 증언(창조문예사,2023)

 

가을비가 내린다

102년 전에도 가을비가 내렸다

관동대학살 제노사이드 목숨을 잃은 이와

고국에서 애끊는 유족들의 아픔을

하늘도 함께 하였지 싶다

 

이재석 해경의 숭고한 인간애에 하늘도 슬퍼한다

고인의명복을빕니다

 

미국에서 쇠사슬에 묶이어 끌러가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잊지 말고 깊이 새겨 힘을 기르자

 

조선인 6661명이 죽었다

다 알고 있었다

신문에는 쓸 수 없었다

힘이 없는 나라의 현실이다

 

관동대학살 자경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