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유기견 삼총사

정종배 2018. 7. 26. 14:29

 

 

유기견 삼총사/정종배

 

 

늘 붙어 있으며

몸 성치 못한 한 녀석을 배려하는

유기견 삼총사

부럽고 대견하여

사람보다 낫다고 여겼다

 

더위에 계곡을 찾아드는 주민을 위하여

구청에서 임시 주차장을 24시간 개방했다

 

수방사 사격훈련 총소리

최악의 폭염에 이른새벽 공기를 가르고

몸관리 바쁘신 분들의 차량이

아침 햇살보다 일찍 주차장에 들어선다

 

다리 성치 못한 개가 주차장 구석에 혼자 서서

이동식 차량 카페 주인이 던져준 먹이를 먹고 있다

 

두 마리를 찾았다

주차장 한 가운데 사랑이 이뤄졌다

 

사랑 앞엔 우정도 폭염도 총성도 상관없다

 

일주문을 혼자 넘는

오른쪽 뒷다리가 불편한 유기견

뒷모습이 유난스레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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