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생 사진파일/정종배
대입수시모집 원서 접수
생기부 모든 기록 마감은
8월 31일 그 이후엔
출결 생활 자유롭다
가짜뉴스
집에서 자소서 작성하고
온라인 접수를 하려고
문자도 보내지 않고서 4교시 후 등교하고
밤 늦게 단톡에
일주일 전에 보낸 사진 파일 받지 못해
접수를 못하고 있다며
신속하게 도와주려 메일주소 받아 파일 보낸
급우를 다그쳐
몸맘 지쳐 일찍 잠든
담임을 애타게 찾다가
02시에 일어나
어이쿠 일 났구나
접수 마감 날자 넘겼는냐
답을 하니
그 때도 잠들지 못하다
내일 아침 보내기로 하였다
단톡에 미안하다 남겼다
본인이 와 직접 파일 보내거라
메시지 보고 늦게 등교해
어젯밤 일을 말했더니
담임이 지각생들 하나 하나
직접 확인해 주지 않았느냐
책임을 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몇 번이나 조종례 시간에 확인여부를 묻고 대답 받았는데
듣지 못했단다
그럼 지각한 다른 애들은 다 확인하고
너만 하지 않았고
밤늦은 시각에 애를 태워 잠 못들게 한 점에 대해
미안하지 않는냐
물어도 수긍하지 않고서
학생은 지각을 할 수 있다
잘못은 없다고 버티었다
입장 바꿔 생각하자
그래도 제가 담임이라면 확인하였단다
계속 반복 화가 곧바로 터질듯 이어졌다
사진 파일 보내려 마우스
운전하는 손이 떨려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명치 끝이 꽉 막히고 아팠다
세 번째서야 정상으로 작동했다
미안하다 말 한 마디 없다
정말로 조퇴할까
아픈 몸과 맘을 꼭 누르고
자소서 첨삭하여 주었다
감사합니다
조그만 목소리가 들렸다
진심으로 고맙다
욕심을 버리고 버렸다
숨 끊길 때까지 참고 배우며 살아가야 한다
창밖에 먹구름은 산꼭대길 살짝 걸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