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한강/정종배 노을빛 배어들어 황금빛 물줄기 드러난다 한 방울 물방울로 솟아 이룬 강물은 자신의 앞길을 알고가 행복할까 물방울 하나 하나 동그랗다 바닷물도 지구도 우주도 하나의 물방울 우리 모두 둥그렇게 살아갈 권리 다 정종배 시 2019.01.30
의상능선 의상능선/정종배 30여년 전부터 종주한 삼각산 의상능선 문수봉 나한봉 나월봉 증취봉 용혈봉 용출봉 지나서 서른아홉 늦가을 토요일 달밤에 동갑내기 처녀와 의상봉 억새꽃 앞에서 지나온 삶과 사랑을 아스라히 풀어내고 손잡고 대서문 능선을 아슬아슬 내려왔다 그 뒤로도 마.. 정종배 시 2019.01.30
여기소터 여기소지汝其沼址/정종배 ㅡ슬픈 사랑 삼각산 의상능선 오르려면 백화사 골짜기 입구의 여기소경로당 자리잡은 여기소터를 지난다 조선조 숙종 때 북한산성 쌓으려 동원된 지방 관리 만나려 온 기생이 뜻을 이루지 못하자 몸을 못에 던져 빠져 죽었다 그녀의 사랑이 잠긴 못이다.. 정종배 시 2019.01.30
기해년 멧돼지바위 기해년 멧돼지바위/정종배 삼각산 증취봉 해넘이 멧돼지바위가 노을빛 말아서 저녁밥 배터지게 먹고는 한강물 서해바다 지는 해까지 다 마시겠다 뛰쳐나갈 기세네요 등에 올라 타세오 저돌적 그 사랑 어느 누가 당해내겠습니까 달항아리 내 사랑아 기해년 황금돼지해 멧돼지 한 .. 정종배 시 2019.01.29
초분 초분/정종배 고향 친구 베트남 여행 예약 다낭 현지 홍역이 만연해 취소할까 통화한 후 어릴적 보았던 초분 쓴 장례식을 되새긴다 홍역이 돌면 온 동네 긴장한다 오랜 병환 나이 자신 어르신 모시는 집안은 주변을 예의 주시한다 초상 나면 큰일이다 땅을 파면 동티가 나 홍역 앓.. 정종배 시 2019.01.29
우유니 사막 우유니 사막/정종배 남미 고원 우유니 사막 지구의 제일 넓은 소금 평원 육각형 소금 한 장 한 장 떼 그대와 커피 한 잔 마시며 해돋이와 해넘이 노을빛과 비 내리면 태초로 되돌아가는 집 한 칸 짓고 싶다 정종배 시 2019.01.27
제임스 홍학 제임스 홍학/정종배 알을 깨고 회색빛 깃털로 태어나 온종일 고개를 호수에 처박고 굽은 부리로 휘저어 붉은색 플랑크톤 받아들여 온몸이 붉은 색으로 변한다 고온지대 사막과 화산활동 나무 한 그루 없고 나무바위라 일컫는 황량한 땅이라 먹이 사냥 천척 없고 경쟁할 필요 없어.. 정종배 시 2019.01.27
얼음장 얼음장/정종배 삼천사 그늘진 골짜기 물길이 아니어도 얼음이 얼었다 얼음은 물이 흐른 흔적을 더듬으며 물기를 움켜쥐고 한겨울 함께 난다 얼음이 뜨겁게 끌어안고 돌멩일 가볍게 들어올려 차가운 심장은 터질 것 같다 얼음장은 가장 낮게 흐르는 물소리와 돌멩이를 밤낮으로 .. 정종배 시 2019.01.27
물 물/정종배 물은 하나 시원의 샘물 한 방울 물 소나기 빗방울 억수 장마 큰 물기 오줌 한 줄기 도랑물 시냇물 하천을 강물을 거쳐 바다를 채운다 한 방울 방울 우주다 정종배 시 2019.01.27
얼음 얼음/정종배 ㅡ삼천사 계곡 한겨울 차가운 물살을 앞 뒤 안 가리고 뜨겁게 붙들지 않는 미지근한 사랑은 물이 얼지 않습니다 첫눈에 눈 멀지 않는 적당한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9.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