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인의 방

함세덕/정종배 금계국 꽃들이 만발해 함세덕 유택을 둘러싸 망우리공원 햇살을 품었다 6월 보훈의 달 묘비의 전사에 '전,자가 뭉개졌다 인민군 선무반 종군작가로 1950년 6월 29일 신촌 부근에서 영화 촬영 연출같은 수류탄 오발 사건으로 인천시 화평동 식구들을 영영 보지 못하고 ..

물까치/정종배 출근길 버스정류장 가로수에 까치와 물까치 울음소리 요란하다 나를 뭘로 보는거야 물로 봤다 물까치가 까치를 나무 그늘 밖으로 몰아낸다 까치의 깃털 하나 떨어진다 오늘 하루 나를 물로 보지 마라 달항아리 내 사랑아

고라니/정종배 6.25 한국전쟁 인민군 견벽청야 작전 미군 폭격으로 나한전 독성전 칠성각 세 채만 살아남은 진관사 계곡 바위 떼내 옹벽과 돌담장을 쌓았다 반세기 전 한겨울 청와대 까부시려 내려온 무장공비 북조선 31명 청년들의 불안한 가슴을 받아준 진관사 계곡 수풀 멧돼지..

진관사 소나무/정종배 진관사 붉은소나무 1968년 1월 20일 한겨울 깊은 밤 창릉천 건너 진관사 계곡에 들어선 북녘 31명 청년들 응봉 능선 더듬어 사모바위 앞 동굴 마지막 비박지 오르는 미끄러운 빙판의 바위길 손 내밀어 주었을까 반세기가 흘렀어도 노을빛에 젖어드는 손길은 한..

바보회 ㅡ제1기 김희수 시민학교 모자라서 아름다운 사람들 노동자 전태일 추기경 김수환 대통령 노무현 이사장 김희수 아고리 이중섭 현해탄 건너온 원조 한류팬 아사카와 다쿠미 바보회 회장 선거 출마자 없어서 바보회 회장은 돌아가면서 그때그때 땜빵으로 원조 바보 예수님..

백당나무/정종배 ㅡ제1기 김희수 시민학교 개교식 눈이 녹기 시작하면 모든 꽃은 제 뒤를 이어가려 철따라 피고 진다 생각했다 갖춤꽃 수정을 위하여 벌나비 유혹하는 헛꽃이 화려하게 둘러싼 백당나무 송화가루 다투듯 휘날려 지금까지 걸어온 삶의 길이 헛꽃이라도 되었으면 ..

원앙이/정종배 봄비를 받아 주는 계곡으로 당신을 불러내 동그랗게 동그랗게 속삭이며 동그랗게 바다로 흘러간다

김희수시민학교 재일한국인으로서 중앙대학교 이사장 22년 문화와 교육 입국 터전을 일구시다 수림문화재단을 설립한 동교 김희수 선생을 기리기 위한 김희수 시민학교 개강

장미축제/정종배 중랑구 주최 주관 제5회 서울장미축제 목동교에서 겸제교까지 사람 반 장미꽃 반 중랑천 동대문구 성북구 경계에 징검다리 건너서 구경하러 몰려든다 잔치란 경계가 무너져야 재미있다 건너편 중랑천 둑방에도 장미꽃이 흐트러져 장미축제 둘러싸 배경이 되어..

황석휘/정종배 석휘야 부르자 웃으며 도망간다 종이컵 커피를 들고서 앞 칸까지 뒤따라갔다 마지막 문을 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