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내 고향
함평만 술안개 주포항
석성리
우리 말로
돌머리는
마누라 원적지
돌머리 독에 붙은
석화 따고
뻘밭에
게 줍고
물골 따라
세발낙지 잡으러
어머니 치맛자락 졸졸 좇아
어릴적
몇 번 다녀왔제
집안 식구들 먹기 전에
일년 농사 힘을 다 써
누워 있는 어미소
대가리 제일 큰 낙지 대여섯마리 생으로 먹고서
불끈 무릎 세워 일어나
허연 이를 드러내 웃으며
재 너머 사랑 찾아
혓바닥 핧으며 되새김질 해싸며
해마다 길을 나서
살림 믿천 톡톡히 했제
함평장 우시장 팔러 가기 전
한상 차려 놓으니
저도 눈치를 챙는지
머뭇거리며 천천히 다 먹긴 먹고선
순하디 순한 눈망울로
뒤돌아 뒤돌아 보아서
식구들 모두 눈물바람으로 배웅했네
멋있게 앞으로 솟아뻗은
쇠뿔은 지금도 두 눈에 선하제
독에 붙어 있는 자연산이나
투석식
지주식
가두리
양식장 굴이나
지지고
볶고
생으로
어떻게 먹든
다 같은
굴
굴맛은
꿀맛이라네
가을부터 봄까지
칠게 숭어 짱뚱이 지나간 뻘
손가락으로 찍어 맛보면
오메 이것이 뭣이랑가
울 마눌님
뻘
뻘
갯뻘이랑께
낙지구덕에 빠지면 죽기까지 허는디
용케 지금까지
젓가락질 허고 사는 것 보면
나도 보통이 아니제
근디 뻘로 보면
큰 코 다쳐부러
내 말 않해서
그러제
몇 놈들
깔작거리다
코로 간 줄
진작에 알고 있제
술 좋아헝께
언제든지
집에 와
술이나 몇 잔 허고 가소
낮술도 가리진 않네만
올 때는 빈 손으로
오진 않것제
빈말이네
난 술 못 헝께
젓가락만 들고 있을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