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시의 날

정종배 2018. 11. 1. 15:54

 

시의 날/정종배

 

 

올해 들어

출근길

전동차 안에서

지인분께

SNS로

시 한 편 올린다

 

은사 구상 시인의

 

등단 하든 하지 않든

문단에 기웃거리나

패거리 좇지말며

기회가 닿는대로

발표지 구분말고 발표하다

죽은 뒤라도

한 구절 남기면 행복하다

 

말씀 좇다

 

나이든 요즈음

전업작가 맛이 이런건가

시식하며 간을본다

 

눈 밝은 동기가

네가 쓴 쓰레기는 볼 필요 없다는 칭찬으로

불망이에 기름 부어

횃불을 높이 들고

낯 두껍게

출퇴근길 시 삼매경에 빠진다

 

곱게 봐주신 분들의 평강을 빌며

 

그렇게 매일 술술 써지냐

물으면

넌 밥 먹고 똥 안 싸냐

되묻는다

 

매일아침 한 편씩 밀어내는 또랑시인 치기를

너그러이 용서하시옵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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