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전 한 잎/정종배
출근길 신이문역
2번 출구
동전 한 잎 구른다
가을비에 젖어 낮게 소리가 깔린다
사람들의 눈도 따라 향기롭다
잃어버린 동전주인 주춤하다
홈으로 진입하는 전동차 소리에
급히 뛴다
복음 말씀 어긋난다
은전 한 잎 잃으면
등불을 켜고
집 안을 쓸며
샅샅이 뒤지지 않느냐
찾지 않으면 기뻐할 수 없다
갈 길을 잃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잃은 것을 되찮는 기쁨이 얼마나 크다는걸
더더구나 사랑은
말할 것도 없지 싶다
올 가을도 모과잎은 열매를 드러내 자랑하듯
단풍잎 손 놓으며
제 길을 걸어가라
겨울을 나기위해 화려하게 분주하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