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우이암

정종배 2018. 11. 12. 10:38

 

우이암/정종배

 

 

한 귀를 쫑긋 세워

아침저녁 노을을 되새기며

느긋하게 하늘을

굳걷히 지키는 우이암

오사허게 귀도 밝네

철따라 오가는

볕과 바람 안개와 비구름

이슬과 서리와 눈보라

얼마나 궁금했으면

소나무 진달래 팥배나무

귓등에 자리를 내주어

까마귀 사랑 노래

몇 번을 털어내도

저렇게 까마득히 끊이지 않을까

우리는 사랑을 쇠귀처럼 열어두기 위하여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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