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 소설가 김동리 유묵 한 점 어제 오전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세 분을 마한의 새로 영모당에 모시고 식구들과 점심 먹고 아버지 유품을 보았다. 진주 정가 충장공 애일당파 표산종문 시조부터 고조 대까지 인쇄한 두루마리 세보, 큰 손주 태어나기 한 달 전인 1951년 음력 동짓달 초하룻날 돌아가신 할아버지 초상 소상 대상 고감록, 아버지 1964년부터 시작한 오일장인 함평 무안 학다리장 과일전 외상 장부, 1979년 일기장이라 쓰셨는데 금전출납부로 가용 즉 학비 차비 식비 이발비 결혼식비용 등이 적힌 공책을 챙겨 오후 3시 출발한 작은 형님 차를 타고 올라와 잠을 자다 오밤중 12시에 일어나 유품과 유묵을 펼쳐놓고 꼼꼼히 읽는다 지금까지 살아온 길들을 조상과 은사님이 펼쳐놓았다는 생각에 정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