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배나무꽃 팥배나무꽃 정종배 보슬보슬 날리는 보슬비 소리가 팥배나무 꽃잎을 흩날린다 보도블럭 밑까지 울린다 토룡이 기어나와 보도블럭 틈 사이에 몸을 빼내 만행을 시작한다 한 소식 위하여 곡주 한 잔 올린다 정종배 시 2018.05.06
민들레 홀씨 민들레 홀씨 정종배 시인 박인환 유택을 지키는 민들레 홀씨는 세월이 가면 박인희 노래를 보슬보슬 내리는 보슬비와 손을 잡고 봄을 놓아주려 애를 쓴다 목마와 숙녀는 가을에 함께 가자 민들레 홀씨를 부추긴다 비 바람 비바람이 몰려온다 5월 2일 수요일 오전 박인환 유택 앞에.. 정종배 시 2018.05.05
애기똥풀꽃 애기똥풀꽃 정종배 황매화가 볕을 쬐지 못하고 응달에서 응아응아 젖주라 보채듯 노란 꽃잎 밀어내며 힘을 준다 건너편 언덕 위에 애기똥풀꽃들이 향기없이 어여뿐 응가를 곱게도 누고 있다 노란풍선 매달고 노란 모자 노란옷을 입은 코끼리유아원 아이들이 오월 아침 산책 나와 아장아.. 정종배 시 2018.05.05
모과꽃 모과꽃 정종배 신이문역에서 하행선 전동차를 간발의 차로 놓쳐 씩씩거리며 두리번거렸다 승강장 유리창 밖 담장 안 모과꽃이 피었다 꽃잎은 싱겁게 생겼다 모과향을 상상하기 쉽지 않다 잘 생긴 모과 몇 놈 거둬주지 않아 꽃가지에 매달려 썩고있다 삶도 때를 놓치면 저렇다 정종배 시 2018.05.04
장수꽃 장수꽃 정종배 바위 틈새 둥지를 튼 제비꽃 추울 때는 꽁꽁 얼고 더울 때는 금방 달궈 가물 때는 애를 태워 장마 때는 얼이 나가 살아온게 하루하루 축복이다 남보다 더 오래 버티고 기다리는 오기를 바탕삼아 조금 일찍 꽃피웠다 한 발 더 빨리 꽃을 지운다 살다보면 알게되고 살아진다 정종배 시 2018.05.04
코딱지나물꽃 코딱지나물꽃 정종배 민들레 홀씨를 받아들인 사람은 신록을 받아들인다 철을 아는 사람이다 광대인 나도 받아들일 것이다 너 코나 풀어라 광대나물을 코딱지나물이라고도 함 정종배 시 2018.04.30
민들레 민들레 정종배 나를 보고 웃어 주는 이는 사랑하는 사람이다 내 곁에 쪼그려 앉아 눈 맞춰 이름 불러 주는 이는 우주라고 깨닫는다 뒤돌아 내 향기를 꺼내어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이는 행복한 사람이다 정종배 시 2018.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