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의 둥지 새터에 깃들다 학의 둥지 새터에 깃들다/정종배 이른 새벽 어머니가 차려주신 뜨거운 밥을 먹고 이슬과 서리를 털어내며 고개 넘고 들을 지나 다리 건너 두 다리로 짱짱하게 걷거나 두 바퀴 은륜의 자전거 돌리고 네 바퀴 괘도버스 통학차 오르내려 일제 시대 신사 터에 군민의 정성으로 학의 둥.. 정종배 시 2018.10.07
팔복 팔복/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보올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들을 것을 듣는 귀는 행복하다 맡을 것을 맡는 코는 행복하다 맛볼 것을 맛본 입은 행복하다 즐길 것을 즐긴 몸은 행복하다 행할 것을 행한 맘은 행복하다 비울 것을 비운 숲은 행복하다 벗을 것을 벗는 산은 행복하다 달항아리 .. 정종배 시 2018.10.07
가을비 소리에 철들다 가을비 소리에 철들다/정종배 이제는 봄비보다 가을비가 더 좋다 아니 가을비 소리가 더 좋다. 봄비에 꽃봉오리 벙글대는 소리보다 단풍잎 물들어가는 소리가 가슴에 못질하듯 파고들어 더 좋다. 오월의 숲 가득 차오르는 신록의 향기 퍼지는 소리도 좋지만 가을하늘 뭉게구.. 정종배 시 2018.10.06
학의 둥지 새터에 깃들다 학의 둥지 새터에 깃들다 이른 새벽 어머니가 차려주신 뜨거운 밥을 먹고 이슬과 서리를 털어내며 고개 넘고 들판 지나 다리 건너 두 다리로 짱짱하게 걷거나 두 바퀴 은륜의 자전거 돌리고 네 바퀴 괘도버스 통학차 오르내려 청태산 다섯 정승 나온다는 일제 시대 신사 터에 학의.. 정종배 시 2018.10.04
단풍잎 단풍잎/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능력이 부족하다 시간이 없는데 이리저리 핑계거리 찾지말고 맡은 일을 열정으로 쏟아온 봄부터 여름 지나 이 가을까지 모든 것을 놓아두고 꽃잎 펼쳐 벌나비 불러들인 찬란한 빈손으로 떠나라 후회와 미련을 두지말고 바람에 못 이기는 척 몸을 싣.. 정종배 시 2018.10.04
사랑은 사랑은/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사랑은 늦가을 강물보다 맑으리 한겨울 별빛보다 빛나리 봄하늘 종달새보다 높으리 한여름 번개보다 빠르리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0.03
핸드폰 핸드폰/정종배 8월 31일 기준으로 수시전형 생기부를 마감하고 출석부가 무단 지각 결과 결석 동글동글 박음질로 수를 놓아 벌점과 선도위원회 열리는 문제로 인권을 들먹이는 애들과 학부모와 씨름하여 되살아난 이명으로 밤을 꼬박 새운 출근길 시간에 쫓겨서 집사람이 자동차.. 정종배 시 2018.10.01
며느리밥풀꽃 며느리밥풀꽃/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눈 앞의 달콤한 이익과 순간의 쾌락을 얻으려 편가르기와 독설은 부메랑으로 제 몸과 마음을 해친다 10월 첫날 사색의 길을 걷는다 작은 꽃도 아름답다 가을 볕과 노을과 별빛에 누구 하나 나대지 않는다 숲은 남을 헐뜰거나 업신여기지 않는다.. 정종배 시 2018.10.01
대추나무 대추나무/정종배 풋대추 따다가 한가위 차례상에 천신한 뒤 참새 떼가 대추나무 가지에 가을볕과 매달려 지난 여름 폭염과 우레와 번개를 주렁주렁 되새기며 나뭇가지 늘어트려 가을 잔치 낭창낭창 열고 있다 정종배 시 2018.10.01
이삭줍기 이삭줍기/정종배 북한산 둘레길 9구역 마실길 진관야생생물보호구역 가을이 여물어 도토리 구른다 청설모 다람쥐 분주하다 사람들 모질게 싹슬어 메고간다 멧돼지 가족들 풀숲을 뒤집어 놓는다 장끼가 단풍빛 모가지 들락랄락 헤집고 다닌다 주말이면 숲과 함께 하는 명상교실 .. 정종배 시 2018.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