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봉 정도전 유배지에서 삼봉 정도전 유배지에서/정종배 나주시 다시면 백룡산 산자락 하늘만 트여 안전한 곳 가늘고 촘촘한 대나무와 곰솔이 억세게 어울어진 소재동 위민과 민본사상의 깊은 뿌리 살만한 동네라 거평이라 이름한 포근한 샛골들 오늘도 저녁노을 환장하게 한 가락 뽑고 간다 한 인물의 생애 중 .. 정종배 시 2018.10.21
가을 숲 가을 숲/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마지막 한 잎까지 가진 것 다 내다팔아 모든걸 처분하고 손을 털며 좋아라 벗을 것 다 벗은 벌거숭이 가을 숲 텅 빈 충 만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0.16
과꽃 과꽃/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살아가며 수시로 부딪히는 수많은 시련과 기쁨을 끝끝내 참아내고 견디며 평상심을 잃지 않고 사랑 찾아 홀로 가는 밤길은 얼마나 외롭고 먹먹할까 꽃을 보라 가슴 뛰지 않는가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0.15
엄마 엄마/정종배 ㅡ망우리공원 가을은 열매의 계절이다 때가 차면 씨앗은 바뀌는 철을 몸 구석구석 가장 깊고 빠르게 속살을 꽉 채워 떨어진다 여름이 온누리에 늘푸른 수해바다 수평선을 펼치면 오로지 햇님의 뜨거운 사랑으로 열매가 여물고 키가 크고 그늘의 깊이와 살이 올라 물것들도 .. 정종배 시 2018.10.14
제비꽃 제비꽃/정종배 진관사 해탈문과 아미타불 마애불 사이에 북한군 124군부대 김신조와 31명 청와대 습격하려 응봉능선 첫 발을 고양이 걸음으로 내딛은 바위 틈새 제비꽃은 힘이 있고 살아 있다 지난 봄 가뭄과 기록적인 여름 폭염에도 거뜬하게 버티다 국행수륙재 준비하는 수풀 제.. 정종배 시 2018.10.14
호박꽃 호박꽃/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온 세상 꽃들도 철 따라 시들고 향기를 잃어야 열매가 익고 씨앗을 맺어 내년 봄을 기약한다 사람도 철 들어 부모 품을 떠나야 새 가정을 꾸리고 대를 이어 온 누리 씨앗 뿌려 꽃을 피워 꽃향기로 벌나비 찾아들어 삶이 곧 축제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0.14
패랭이꽃 패랭이꽃/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늦은 밤 퇴근길 패랭이꽃 몇 송이가 눈을 맞춰 반긴다 성치 않은 몸으로 나를 낳고 기르신 어머니의 가슴과 할아버지 노름빚을 갚기 위해 힘센 꼬마 담살이로 시작하여 천수답 쟁기질과 써레질 상갓집 염습과 상두꾼 요령잡이소리 앞소리꾼 면과 군의 퇴.. 정종배 시 2018.10.13
민달팽이 민달팽이/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너 없이는 못 살겠다 사랑하다 너 때문에 못 살겠다 헤어진다 한 때는 자식을 먹여 살리려 하이에나 어미로 하루내 썩은 고기 찾아 헤매다 빈손으로 돌아와 새끼에게 젖을 주는 얼굴은 포근한 엄마였다 너 없이는 못 산다 너 때문에 잘 산다 가슴에 .. 정종배 시 2018.10.12
구절초 구절초/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오늘 하루 나의 모든 말과 행동이 다른 이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말하는 것은 다 실천하고 지키며 나약하고 소외되어 낮은 이를 반갑게 섬기는 꽃으로 피어나 해돋이에서 해넘이까지 향기롭길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0.12
민들레 민들레/정종배 ㅡ 망우리공원 이른봄이 제 철인 민들레 가족이 사색의 길 길섶에서 붙잡는다 구름 높고 볕 좋은 가을 날 가 없는 사랑을 기다리며 타오르는 기쁨과 설렘으로 슬기롭게 늘 깨어 있어라 사랑의 꽃이 피고 이별의 문이 열려 웃거나 울며 이를 가는 그 날 그 시각은 어느 귀신.. 정종배 시 2018.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