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갈피나무 오갈피나무/정종배 이문동 오래된 골목길 대문 위에 흔하게 보이는 오갈피나무 한여름 식구들 보양식에 넣고 끓여 가을이면 열매가 궁금했다 삼복염천 구탕은 언론에 밀려나 특수층 마니아 아니고는 이제는 접근하기 어렵다 어려서 단명이라 절에다 터를 판 뒤에는 가까이 하지 .. 정종배 시 2018.11.10
남과북 남과북/정종배 은평한옥마을 메뚜기다리 금을 넘자 야간사격 총소리가 어지럽다 느티나무 곤충호텔 지나다 돼지감자 꽃을 보고 뚱딴지같은 상상을 해본다 오늘 밤 12시 정각 남과북 종전 협의 폐기하고 휴전선을 제거하고 전면개방 시행한다 이제 총과 대포 소리 들려도 전쟁이나 훈련 .. 정종배 시 2018.11.09
무심코 무심코/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오늘하루 심심해서 길을 걷다 무심코 내던진 사랑한다 네 말 한 마디가 꽃이 피고 열매 맺어 모든 이의 가슴을 뛰게 한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1.09
비누 비누/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빛이 되라 빚만 남고 소금 되라 짐만 남고 입으로만 살지 말고 몸으로 살아가라 목에 힘을 빼고 비누가 되라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1.08
환승 환승/정종배 지하철 환승통로 언제부턴가 전자시계 멈춰섰다 뛰는 승객 없어졌다 가까스로 자리잡은 중국산 더덕 향기 번진다 지친 마음 쾌하게 벗겨낸다 너와 나 사랑의 환승 시간은 뜨겁게 꼼짝말고 향기는 쿨하게 배어들길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1.08
노숙자 노숙자/정종배 월요일 출근길 소요산행 전동차 맨 앞 칸 노숙자 눅눅한 향기가 눈을 감은 승객들 코끝을 찌른다 노숙자 아침 끼니 대신하여 간간히 오른쪽 손가락으로 톡톡 집어 입에 넣는 뻥튀기 고소한 향기가 번진다 이번 주도 알바로 뒤늦게 등교 하는 녀석들 축 처진 어깨를 .. 정종배 시 2018.11.07
인연설 인연설/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담쟁이 넝쿨은 팩트체크 전문기자 우듬지 이파리가 마지막 잎새로 내달리며 올 때는 순서가 있으나 갈 때는 순서가 없고요 갈바람에 시달려도 단풍잎이 좋단다 오늘 아침 출근길 지선버스 운전기사 설 때는 아무 문제 없다 뜰 때는 시동 꺼트리길 각 .. 정종배 시 2018.11.07
낙엽이 뒹굴며 낙엽이 뒹굴며/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저희는 다만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보상을 바라지 않았고 아낌없이 주시는 선물 그 주어진 시간을 꽃을 피워 아껴쓰고 즐기며 지난 여름 비바람 폭풍우에도 끝까지 매달려 녹음 아래 길을 걷는 사람들의 땀방울을 닦아 주었습니다 때.. 정종배 시 2018.11.07
절정 절정/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아이고 뭐 여기에 무슨 말을 할려구 꼬치가리 뿌리지말고 가만히 보고 있다 그냥 가 그게 진짜 즐기는 것이여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