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좌석/정종배 앉으면 주인이다 궁금하다 새기치하여 좌석에 앉아마자 게임이다 손목 팔둑 문신을 새겼다 가사장삼 비구니나 할머니 할아버지 자리까지 내준다 정종배 시 2018.09.13
먹방 먹방/정종배 저녁노을 솔밭에 번질 때 새끼를 앞세운 멧돼지와 유기견 가족들 맞닥트린 적묵당과 소각장 뒤 계곡은 물놀이와 무속인 기도처이다 가래나무 두 그루를 올 여름에 알아보고 맘 먹고 일요일 아침 일찍 가래를 주으려 보호난간 넘어가 풀숲과 바위와 돌멩이 사이에 햇열매와 .. 정종배 시 2018.09.09
학습효과 학습효과/정종배 올여름 대가뭄 기록적 극폭염 만석보 기념탑 시인은 새겼고 군수와 도지사 이름은 없었다 겟메꽃 피었다 구름이 떠있다 지평선 아파트 물소리 똑같다 정종배 시 2018.09.09
정글법칙 정글법칙/정종배 지난 8월 가뭄에 숨은벽 골짜기 물놀이 웅덩이 찾다가 철조망에 걸려서 오른발 발등 여덟 바늘 꿰매고 샌들 신고 출퇴근길 엘리베이터 이용한다 걱정 없이 걱정 없이 사는 동네 망우리 걱정 없이 오르내린 망우역 엘리베이터 전동휠체어 장애인 우르르 몰린 사람들 먼저.. 정종배 시 2018.09.09
칼국수 칼국수/정종배 할머니가 초가집 가마솥에 빚어낸 칼국수는 할머니 손맛을 어머니가 기와집 양은솥에 빚어낸 칼국수는 어머니 손맛을 마눌님이 아파트 얍력솥에 빚어낸 칼국수는 마눌님 손맛을 손자와 아들과 지아비로 후후 불며 후루룩 건져올린 한여름밤 입맛은 한결같다 정종배 시 2018.09.06
혁신고 전성시대 혁신고 전성시대/정종배 36년 교직 생활 오늘은 걷잡을 수 없이 당혹스럽다 출석부 정리를 쉽게 끝낼 수 없다 2019학년도 대입 수시 생기부 기준 일이 8월 31일 그 이후엔 출결이 자유롭다 잘못된 정보로 널널한 고3 생활 종은 이미 울린지 오래다 누구의 지시가 아니라 서로들 마음이 통해.. 정종배 시 2018.09.03
숲 숲/정종배 오늘도 숲길을 걷는다 몸 안에 들어와 더럽히는 것은 없다 내 몸에서 나오는 것이 오히려 숲길을 더럽힌다 어느 것 하나 뽑아 버릴 것이 없다 가까운 사람도 그렇다 입은 닫고 귀를 열어 경청하라 사랑의 숲길이 열린다 정종배 시 2018.09.03
절대자 핸드폰 절대자 핸드폰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 폐막식 한국의 아이돌그룹 아이콘 행사 진행 아나운서 안내 방송 무대 등장 전부터 일제히 핸드폰을 두 손으로 잡고서 머리 위로 올리고 사랑을 했다 노래와 춤을 동영상에 담으며 입으로 노래한다 사이비 종교 교주인가 무서운 경건한 종교 .. 정종배 시 2018.09.02
신종 벌레 신종 벌레/정종배 이 우주 가장 사나운 짐승이 그보다 더 무자비한 자동차 기름과 전기까지 드시는 신종 벌레를 만들어 즐기는 속도감에 목숨을 재촉하고 기다랗게 끝없이 이어가 무덤 없는 납골당 슬픔이 난개발로 졸속경쟁을 자랑한다 정종배 시 2018.09.02
연꽃과 매미소리 연꽃과 매미소리 이른 아침 연꽃 벌어지는 소리에 놀냈다 날개를 펴 날으는 꿀벌들 한여름 더위를 즐기는 자연산 에어컨인 매미소리 에어컨 고장나 불러도 대기세대 밀렸다 안전하게 계시란다 정종배 시 2018.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