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ㅡ장미경선생님 정년에 부쳐 우주/정종배 ㅡ장미경선생님 정년에 부쳐 떠나라 뒤돌아 보지도 흔들리지도 말고 곧장 바람에 손을 놓아 비상하는 포공영 홀씨들 뵙고 가는 첫 햇살 향기로 거침없이 가거라 네가 떠난 그 자리 별똥별이 휘돌아 앉는다 언제 어디서나 지금여기 꽃자리다 장미경(1956년 대전생) 78년 임용 80.. 정종배 시 2018.08.29
가래 가래/정종배 어제 저녁 산책길에 생애 처음 아홉개 가래를 주워 왔다 선물할 마음으로 닦고 닦아 물기를 제거하고 크기와 모양을 맞춰가며 짝을 지어 식탁 위에 말려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짝이 없는 녀석이 안됐다 곰곰이 궁싯거리다 일어나 서로서로 등지게 놓으니 마음이 동그랗게 놓.. 정종배 시 2018.08.26
가래 선물 가래 선물/ 정종배 악력을 높이려 작년 가을 중랑구청 광장에서 건강세미나 설문에 답하고 골라 잡은 호두 두 알 잘 굴리다 8월초 한 알 놓쳐 굴러 깨져 남은 한 알 짝을 잃어 쓸쓸했다 허전하여 악력기를 다시 쥐며 사용했으나 사랑의 열매와 거리가 멀다 느껴 아쉬웠다 여름방학 이른새.. 정종배 시 2018.08.25
주일미사 주일미사/정종배 아픈 엄마 뒤따라 함평읍내 성당에 다녔다 국민학교 2학년 겨울방학 첫영성체 받으러 시오리길 둘째성과 오갔다 주일미사 영성체 모시기 전 고백성사 의무였다 죄 지은 게 없는데 고백소 앞에서 무릎꿇고 어떻하지 어떻하지 이리저리 어린소견 궁리하다 삼형제 앉혀 놓.. 정종배 시 2018.08.25
우주 우주/정종배 ㅡ장미경선생님 정년에 부쳐 떠나라 뒤돌아 보지도 흔들리지도 말고 곧장 바람에 손을 놓아 비상하는 포공영 홀씨들 뵙고 가는 첫 햇살 향기로 거침없이 가거라 네가 떠난 그 자리 별똥별이 휘돌아 앉는다 언제 어디서나 지금여기 꽃자리다 2018. 8. 28 장미경(1956~ ): 대전생. 78.. 정종배 시 2018.08.25
별 별/정종배 우리는 우주로 태어나 반짝이다 우주로 돌아간다 어둠 속에 빛이 나고 누구나 어려울수록 향기롭다 한 발 더 다가서면 눈부시다 너와 나 눈부신 사랑은 밤하늘 향기로운 별빛이다 정종배 시 2018.08.25
까마중 까마중/정종배 중중 때깔 중 중중 때깔 중 비구니 탁발승 뒤따르며 시망스런 애들이 놀려대다 어른들이 네끼 이놈들 꾸짖으면 슬슬 뒤꽁무니 빼 길섶의 잘 익은 검정색 동그란 작은 열매 손가락으로 건디리면 손 안에 또르르 구르며 가을이 가까이 왔다고 알리는 까마중을 한 주먹 따면.. 정종배 시 2018.08.23
가을비 가을비/정종배 가을비 소리에 가뭄으로 목마른 골짜기가 젖는다 돌멩이도 바위도 젖는다 이름없는 폭포도 목소리를 되짚어 젖는다 네 제일 가까운 사람에게 가을비 쏟아져 고이는 웅덩이에 휘도는 모래알 알몸으로 젖어보라 가을비에 꽃잎이 젖는다 꽃잎 떠난 꽃자리에 사랑이 젖는다 .. 정종배 시 2018.08.19
싸리나무 싸리나무/정종배 땅싸리 참싸리 조록싸리 광대싸리 족제비싸리 한국의 산과 민예를 사랑하고 한국인의 마음속에 살다 여기 한국의 땅에 잠든 아사카와 다쿠미 선생이 사방공사 수목으로 식재하며 이름 부쳐 주었다 2000년 이후 내 삶의 지남차인 다쿠미 선생을 생각하며 눈 한 번 .. 정종배 시 2018.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