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519

눈 최강 한파 앓던 새벽 눈 눈이 온다 눈이 내려 쌓인다 어느 누구 아프다는 소문도 애석한 부고도 끊어지고 첫차가 오지 않는 폭설로 사나흘 내리 이어 날리면 진관사 약사여래 어깨가 절 절로 저절로 춤추겠다 철쭉꽃 꽃망울 잠못드는 점멸등 불빛에 내리는 함박눈은 경비원 아저씨 새벽잠 못자는 비질과 가래질과 할머니 소리 듣기는 멀고 먼 안방의 나홀로 코고는 소리에 놀라 뛰는 토끼 눈 눈발이 아파트 단지를 휘돈다

정종배 시 2023.01.26

최강 한파 아버지

최강 한파 아버지 바위는 거짓말을 모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변함없다 바위는 날씨가 찰수록 사랑한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추워 산보길 불알이 터지것다 바위와 바위들 틈새로 소리없이 새 나가던 물 한 방울도 뜨겁게 움켜쥐는 온누리가 황태 덕장이다 함평 무안 학다리 오일장 과일전 지물포 35년 국밥 한 그릇 제대로 먹지 못한 아버지가 동태가 되어서 돌아가신 20년만에 바위를 굴리어 셋째아들 가슴으로 들어선다

정종배 시 2023.01.25

초허 김동명 시인

초허 김동명 시인 망우역사문화공원 망우산 주능선 지금의 구리둘레길제1길 길섶에 부부 합장 유택을 마련했다 2010년 10월 10일 고향인 강릉시 사천면 노동리 선영으로 이장하며 묻고간 김동명 시인이 짓고 적은 20년을 함께 살다 먼저 세상을 뜬 부인 이복순 교수의 비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묘지 앞면: 十敎授李福順 墓 묘지 뒷면: “나는 또 한번 그대를 내 영원한 아내라 부르노니 오오 내 사랑 꽃다운 혼아! 길이 하늘나라에 쉬실지어다 一九六0년 들국화 피는 계절에 남편 金 東 鳴 적음 우리의 어질고 슬기로운 스승 李福順선생님이 가신지도 이미 한해 선생님이 남기고 가신 그 고흔 마음의 향기는 날이 갈수록 더욱 그리워 이제 제자들은 여기에 돌을 세우고 월을 새겨 옛 스승에 대한 追慕의 情을 표하나이다” ..

망우역사문화공원 인물열전 시인 초허 김동명

망우역사문화공원 인물열전 시인 초허 김동명 여장부 어머니 사랑으로 일제와 북한과 남한의 독재 정권에 까칠했던 종교인 교육자 정치인 민족시인 초허(超虛) 김동명(金東鳴, 1900~1968.1.21.) 55주기 매일 저녁 식사를 5시에 먹은 뒤 북한산 둘레길 제9구간 마실길을 산책하며 주변까지 걷는다. 진관사 입구 공중화장실에서 일주문으로 가는 왼쪽 인도 길섶에 안내판이 서 있다. 1968년 1월 21일 청와대 습격 사건 관련 내용이다. 안내문에는 없지만 김신조 목사가 증언하길 124군부대 훈련 시에 없었던 진관사가 나타나 24시간을 진관사 입구 계곡에서 머물렀다. 청와대 공격 루트의 마지막 숙영지인 사모바위 동굴로 향했다. 역사에서 만약이란 의미가 없다지만 역사란 사소한 시비에서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는데..

망우역사문화공원 인물열전 삼학병

망우역사문화공원 인물열전 삼학병 일제강점기 학병 출신 ‘학병동맹사건’의 삼학병 77주기 김명근(金命根, 1920~1946.1.19.) 별명 이달(삼) 박진동(朴晋東, 1921~1946.1.19.) 김성익(金星翼, 1922~1946.1.19.) 낙이망우 망우역사문화공원 ‘중랑망우공간’ ‘망우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꿈을 꾼다. 그 꿈을 키우기 위해 100여 미터 오르면 사색의 길 삼거리다. 망우역사문화공원 유명인사 소개 벽을 읽는다. 이런 분들이 잠들어 계시고 잠시 몸을 맡긴 망우역사문화공원에 꿈이 현실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오른쪽으로 자동차 일방통행 길 반대편 한국의 잔 다르크 유관순 열사 유해가 묻혔다고 추정하는 ‘이태원묘지무연합장분묘’를 시작으로 왼쪽 오르막길을 오른다. 500여 미터 지점 ‘..

망우역사문화공원 설원 백대진과 초허 김동명

망우역사문화공원 설원 백대진과 초허 김동명 오늘 오후 잔설이 남아 있는 망우역사문화공원 망우산을 3시간 넘게 오르내려 오랫동안 목에 걸린 숙제를 마쳤다. 월간 망우리공원 문인열전 글쓰기 자료 발굴 차원으로 답사한 결과 최초 자연주의 문학을 소개하고 자유시란 용어를 쓴 문학가와 언론인 독립운동가인 설원 백대진과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 습격하는 날 질병으로 모내래 집에서 운명하여 어수선한 가운데 문인장으로 5일장 25일 상오 11시 서울예총회관 앞 광장에서 박종화 개식사, 이헌구 김사익 조사, 구상 조시, 김천애 조가로 장례식을 치렀다. 민의원이고 정치평론가이며 등의 시인 초허 김동명 두 분의 묘지 터를 찾았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찾아 헤맨 곳이 아니었다. 설원은 묘비도 없이 묻혀 있..

눈오는 밤

눈오는 밤 눈분패 몰아치고 강치한 밤이면 충신각 뒤 소나무 숲 진주성싸움 마지막 전투대장 성재공 감 하내 말무덤 언덕의 움집에 6.25 전쟁 피난민으로 공달에 태어나서 장가 들지 못하고 온동네 허드렛일 거들어 끼니를 이어가다 이제 늙고 병들어 이집 저집 돌아가며 밥을 얻어 먹어 어른들은 못간양반 아이들이 놀래먹은 공달이는 밤새 잠을 못 이뤄 뒤척인다 뒷산의 내려 쌓인 눈으로 곰솔 가지 부러지는 소리에 문풍지가 울어대는 밤이면 할머니는 손자 셋 앞세워 움집에 쌓인 눈을 쓸어내고 새벽이면 대빗자루 가래질로 숫눈길 길을 내 거적때기 문 앞에 고봉밥과 시래기국 내려놓고 돌아오는 손주들 등 뒤에 철성산과 수박재 사이에 물드는 여명과 대나무 이파리에 소복한 눈이 내리 쏟아져 대밭의 죽로차 새순이 멱을 감고 집집이 ..

정종배 시 2023.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