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사 진관사/정종배 진관사 호위무사 붉은소나무 송화가루 봄비에 젖어 대웅전 낙숫물 소리와 덕현스님 목탁소리 헤아리자 약사여래 매실나무 가지의 민달팽이와 청매실 향기를 헤아린다 또랑시인 감로수 찻물 뜨며 우산 위에 빗방울 헤아린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9.05.19
오월의 숲 오월의 숲/정종배 비 내리는 오월의 숲 키 큰 나무 푸른 잎 사이 꽃들의 꽃가루를 빗방울이 쓸어와 웅덩이에 질펀하게 모아놓자 꿩소리 솔바람 목탁소리 낙숫물소리까지 산안개가 끌어안고 꽃비 내리는 오월의 숲 정종배 시 2019.05.19
공감능력 공감능력/정종배 ㅡ부활 제5주일 2015년 프란시스코 교황은 4.16 세월호 노란리본 가슴에 달고 비행기 안에서 기자가 교황님은 중립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 물었다 타인의 고통에는 중립이 있을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39주기 광주민중항쟁 기념식 연설에서 목이 메어 5.18 광.. 정종배 시 2019.05.19
먹이사슬 먹이사슬/정종배 산 속의 귀염둥이 다람쥐가 보이지 않는다 그 많던 청설모도 쉽게 찾을 수 없다 이른 봄 숲 향기 넘치게 짝짓기 사랑노래 부르던 북방산개구리 울음소리 끊어진 진관사 계곡의 야생생물보호구역 까마귀가 청설모를 사냥하는 숲 속의 폭력을 목격했다 땅에서는 .. 정종배 시 2019.05.19
오월의 숲 오월의 숲/정종배 오월의 숲길을 걸어라 가슴이 터질듯 싱그럽다 풀꽃 한 송이 숲그늘에 더디 피지 않는다 새소리에 놀라서 뛰쳐나온 어린 짐승 한 마리 없다 서로 믿고 사랑한다 비바람 몰아쳐도 꺾이거나 상처 입은 가지 하나 없다 오월의 아까시 꽃그늘 향기가 탱탱한 숲길을 .. 정종배 시 2019.05.19
스승의 날 스승의 날/정종배 2019년 제38회 스승의 날 잡음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동아리별 전원 교외 봉사활동 학교는 적막하다 비담당 교사는 정상 출근 카네이션 한 송이 냄새 맡지 못하고 나이스에 조퇴 상신 결재 뒤 지난 주 토요일 탄생 100주년기념 안성천주교공원묘지 참배 못.. 정종배 시 2019.05.16
괭이밥꽃 괭이밥꽃/정종배 사랑하지 않으면 사람은 온전한 존재가 될 수 없다 성과급 실시 후 이어온 작년 고3 담임 맡았어도 꽁지 등급을 벗어나지 못한대다 스승의 날 교육부장관상 탈락한 메시지에 되새길수록 부끄러운 36년 평교사 시큰하고 씁쓸한 퇴근길 길섶의 보도불럭 사이에 괭.. 정종배 시 2019.05.13
싱거운 사랑 싱거운 사랑/정종배 개나리 진달래 박태기 꽃 생각만해도 진저리친다 참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키 크고 속아지 없다더니 그저 향기 모양 떠나서 숫자로만 떼로만 억누린다 정종배 시 2019.05.10
야생생물보호구역 야생생물보호구역/정종배 갈수록 잔인한 생물은 허리 꼿꼿 세워 걷는 인간이다 야생생물보호구역 정해놓고 북방산개구리 울음소리 시끄럽다 한 마리 남김없이 싹 쓸어 버렸다 버드나무 사랑의 꽃가루가 풀숲을 하얗게 뒤덮어 슬픔을 잠재운다 오월 가정의 달 소쩍새가 숲 속에.. 정종배 시 2019.05.10
청운암 청운암/정종배 법정스님 단번에 알아본 다섯번째 상좌로 길상사 주지 5년 어금니까지 나가버려 양평 서종 가마봉 산자락에 청운암 덕운스님 차만 마신지 3년 부처님 오시는 날 연등을 좁은 법당 안에만 매다니 부처님 진신사리탑 뒤 산작약 우바새 우바이 합장에 꽃잎이 불을 켜 .. 정종배 시 2019.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