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지 꽃가지/정종배 오가는 주민들 시야를 가린다 잎눈 틔운 벚나무 가지 잘라 꽃가지가 되지 못했다 보란듯이 밑동에서 두 송이 꽃잎 펼쳐 꽃가지야 부르니 번갈아 웃어준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9.04.25
신이문역 신이문역/정종배 신이문역 출퇴근 이용하며 이문역 흔적을 찾았다 이른봄 방음벽을 꿰뚫고 개나리가 꽃가지를 늘어트렸다 한 발 다가가 살폈다 출입문이다 개나리꽃 아니면 지나칠 이문역 동원 칠표 대성 정원 삼표 삼천리 연탄공장 석탄을 퍼내리고 고르던 불도저 새까만 소리.. 정종배 시 2019.04.25
전동차 전동차 출근길 남녀 고등 학생 사랑이 불붙어 백팩을 무릎 위에 놓고 승객들 시선을 가리고 뜨겁다 역 하나 먼저 내리는 여학생을 보내는 남학생 눈빛이 살구꽃 흩날리듯 서럽다 정종배 시 2019.04.25
소꿉동무 소꿉동무/정종배 ㅡ4월 16일 세월호 광화문 광장 세월호 천막 대신 기억과 빛 안전 전시 공간으로 거듭났다 서울둘레길 제10구간 내시묘역길 백화사 입구 샛길 쓰레이트 처마 낮은 오래된 좁다란 골목에서 오랜만에 빠끔살이 어린이들 흩날리는 벚꽃과 구경했다 죽은 개미 한 마리.. 정종배 시 2019.04.24
사랑니 사랑니/정종배 지난 주 왼쪽 위 사랑니 발치 후 아래 쪽 이 사이 음식물이 끼거나 볶은멸치 씹기도 불편했다 치과에 와 처치해 대가 되는 사랑니를 뽑았다 신체 중 쓰면 쓸수록 닳은 건 이와 무릎 사랑니는 없어도 된다며 지금껏 사용한 타고난 유전자 아버지 어머니 고맙습니다 .. 정종배 시 2019.04.23
민들레 민들레/정종배 전원주택 이사하여 새로 쌓은 석축 사이 꽃잔디 꽃밭에 민들레 한 포기 자리잡고 아래부터 순서대로 꽃대에 꽃봉오리 꽃잎과 홀씨를 내밀고 봄볕과 속삭이고 있다 할머니와 손녀가 손을 잡고 부활절 미사 후 산책하다 할머니 이 꽃은 한꺼번에 왜 피지 않았어 어디.. 정종배 시 2019.04.22
함평천지 함평천지/정종배(시인) 중학교 입학전 면장댁 병인이네 큰형님 책꽂이에서 최서해 탈출기 신동엽 금강 두 권을 빌려 읽은 고산봉 용맥 표주박 형국 표산 출신 또랑시인과 함평천지 싸돌아 다녀봅시다 산과 강과 들과 길이 동네와 고샅으로 사람을 불러 모아 호남가 첫 머리 함평.. 정종배 시 2019.04.21
흰제비꽃 흰제비꽃/정종배 보라빛 제비꽃이 곳곳에 제 집 당호 내달아 이름을 불러 달라 다투듯 남발한 초대장이 눈에 밟혀 부활절 미사 드리고 늦은 오후 마실길을 걸었다 솔 숲 노을 비집고 들어와 붉은 줄기 배어든다 멋들어진 줄기를 안아주려 풀꽃들 밟을까 발밑을 살폈다 흰 제비꽃 .. 정종배 시 2019.04.21
개복숭아 개복숭아/정종배 ㅡ부활절 삼천사 계곡 입구 진미집 산벚꽃 진달래 산괴불 애기똥풀 꽃들이 봄바람에 흩날린다 계곡 따라 음식점 앞 돌무더기 개복숭아 한 그루씩 가지마다 꽃잎 펼쳐 물소리 귀담아 듣고 있다 북한산 깃대종 오색딱다구리 산개나리 소리와 꽃빛이 무르익은 물소.. 정종배 시 2019.04.21
부활절 부활절/정종배 ㅡ포공영 바위 틈새 뿌리내리든 화단에 씨앗으로 싹트든 꽃 피고 지는 때와 벌나비 날아드는 계절은 곳곳 처처 다르다 햇살 좋은 언덕이나 소나무 그늘 아래 때가 되어 피고 지면 꽃자리요 조금 일찍 까지거나 늦되어도 철들면 사랑이다 주님 부활 대축일 교중미사.. 정종배 시 2019.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