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배 시 2302

나비 한 마리

나비 한 마리 10월 30일 오전 11시 1950년 전후 3개월 동안 상상도 못하게 자행된 함평양민집단학살사건 희생자 유족회가 주최한 제30회 위령제 함평군 월야면 달맞이공원 추모공간 진혼곡 추모시를 낭송하고 1읍 함평읍 8면 손불면 신광면 월야면 해보면 나산면 대동면 학교면 엄다면 외 장성 영광 나주 광주 무안 출신 희생자 1557위 표지비를 참배하는데 나비 한 마리가 국화꽃과 내 어깨를 번갈아 오가며 한참 동안 함께 했다 70년 넘게 국가는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

정종배 시 2022.11.01

위령제와 나비 한 마리

위령제와 나비 한 마리 함평양민집단학살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제30회 위령제 진혼곡을 낭송하고 각 면별로 희생자 이름을 새긴 묘비를 도는데 나비 한 마리가 내 어깨에 앉았다 국화꽃 꽃송이에 내려 앉아 유족들의 두 눈이 환하고 영혼을 달래고 환생한듯 주변을 한참동안 맴돌았다 유족회 정근욱 회장님 30년 사료를 찾고 정리하며 각 사건을 통합 유족회를 전국 지자체 유일하게 결성하여 위령제를 치르고 마무리 짓는 바쁜 일정에도 우치 모평 쌍구룡 학살지와 표지비를 안내하고 참배하며 그 당시 사건 상황을 알려줬다

정종배 시 2022.10.30

애도 이태원 핼로윈 함평양민학살사건 피해자

애도 이태원 핼로윈 함평양민학살사건 피해자 오늘 새벽 구파발역 첫 출발 전동차를 이용하여 서울역에 도착하여 KTX로 송정리역에 내릴 예정이다 10월 30일 오전 11시 함평군 월야면 달맞이공원 함평양민학살사건 합동 위령탑 앞에서 제30회 위령제를 지냈다 지난 번 월야면 11사단 5중대 함평양민집단학살사건 현장을 답사하였다 집에 올라 오며 쓴 추모시 진혼곡을 유족회 회장님께 보냈다 유족회 임원회에서 추모시로 채택하여 자료집에 수록하고 위령제 행사에 낭독하길 원한다며 행사에 참여하길 부탁하였다 어릴 적 어렴풋이 들고 읽은 함평양민학살사건 피해자로 사망자가 52년 국회자료에 1,800여 명이 넘었다 진화위 1차 때 800여명 신고하고 2차 때 600여명 현재도 400여명은 신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유족회는 5..

정종배 시 2022.10.30

함평양민 11사단 5중대 남산뫼 제노사이드

함평양민 11사단 5중대 남산뫼 제노사이드 한국전쟁 1950년 12월 2일 밤손님과 전투하며 국군 2명 전사하고 하루 지나 훼손된 시신을 수습한 뒤 화장하고 장례를 치르며 너희들과 함께 보내겠다고 눈이 뒤집힌 중대장의 하루에 50명씩 전과를 올라라는 지시로 11사단 20연대 2대대 5중대는 함평군 동3면 월야면 해보면 나산면 15여 개 자연마을 남녀노소 이유불문 비무장 민간인 524명을 가리지 않고 학살했다 갓난아기부터 노인까지 희생된 주민은 모두 견벽청야 적 소탕 실적으로 보고했다 농가의 호미 낫 쇠스랑 짝대기 등 농기구가 전투 노획물로 둔갑했다 50.12.7. 월야면 월악리 지변 내동 성주와 월야리 동산 괴정 송계 순촌 등 일곱 마을 사람들을 정유재란 8열부정려각 앞 살엄음 얼은 논에 1,000여 명..

정종배 시 2022.10.15

함평양민 집단학살 희생자 진혼곡

함평양민 제노사이드 진혼곡 / 정종배 호남정맥에서 분기한 영산기맥 태청산에서 발원하여 함평군 동 삼 면인 나산면 해보면 월야면을 아우르는 한새들 곳곳을 적시며 너 이 녀석 고막원 똑다리 밑에서 주서왔다 골리면 울지 않은 애가 없는 돌다리 아래를 흐르는 고막원천 물소리가 핏빛으로 삼 백리 영산강 주변의 530여 정자 중 제일 경 석관정 앞 이별 바위 아랫도리 휘돌아 영산강 강물과 합수하여 진례 뜰 허리를 끼고 도는 중천포를 휘감아 서 함평 손불면 신광면 함평읍 대동면 학교면 엄다면 사람들의 서러운 이야기와 함평 엄다 학다리 벌판의 기름진 쌀을 먹은 사람들의 상여가 무겁다며 영산강 너른 품에 몸을 푸는 함평천의 매조지인 사포나루 물소리도 장엄한 노을빛이다 호남가의 첫째 고을 함평천지 골고루 화평하게 살아가는..

정종배 시 2022.10.13

가을비 소리에 철들다

가을비 소리에 철들다/정종배 이제는 봄비보다 가을비가 더 좋다 아니 가을비 소리가 더 좋다 봄비에 꽃봉오리 벙글대는 소리보다 단풍잎 물들어가는 소리가 가슴에 못질하듯 파고들어 더 좋다 오월의 숲 가득 차오르는 신록의 향기 퍼지는 소리도 좋지만 가을하늘 뭉게구름 적막하게 흩어지는 소리 그냥 내버려두었다 저녁노을 슬며시 검붉게 타오르며 앓은 소리가 더 좋다 시각보다 청각이 더 편하고 오랜 기억으로 가는 내 삶의 계절은 가을비 소리로 철벅거리는지 이제야 철들어 가는 소리 아닌지 달 항아리 내 사랑아 가을비 빗소리가 소란하다. 점심 먹고 산보하며 월출정에서 바라본 북한산 봉우리와 능선에도 가을을 재촉하는 빗방울에 떨어져 가을을 못박고 있으리라 믿는다. 비내리는 밤중에 맥주 한 잔 놓고 내 삶의 계절인 가을밤 빗..

정종배 시 2022.10.03

진관사 저녁노을 숲에서 가래줍기

진관사 저녁노을 숲에서 가래줍기 한가위 연휴 대체 공휴일 가래 열매 주우려 진관사 약사여래 담장 너머 계곡에 들어간다 국지성 호우로 계곡의 잔돌은 쓸려가고 모래알들 터를 잡아 가래열매 금새 눈에 띄지 않을까 내심 들떠 발길이 가볍다 큰돌 위를 건너뛰며 가래 열매 찾았으나 한 알도 보이지 않는다 이끼낀 바위 밑에 작년에 떨어진 열매의 눈매가 흑빛으로 유혹한다 한 알로는 소리가 나지 않고 손 근육도 단련되지 않는다 한 알을 구하고자 숲으로 들어간다 멧돼지가 추석 연휴 굶었는지 진흙탕 목욕으로 뒤집어 놓았다 사람도 사랑도 맞부벼야 매끄럽게 이뤄진다 소나무 숲길을 젊은 남녀 손잡고 계곡 위로 오른다 한 생이 가래 열매 한 알 쥐고 또 다른 한 알 찾아 바위 위를 걷거나 온 숲을 뒤집다 시간을 탕진하지 않는지 진..

정종배 시 2022.09.13

물봉

물봉 가까운 이에게 상처받고 마실길을 산보한다 물잠자리 한쌍이 사랑을 나누며 둠벙의 물 위에 방아를 찧는다 어느 한 곳 어긋나지 않는 원과 원이 둠벙의 가장자리에 닿는다 돌멩이를 집어 던져 보아도 둠벙은 말없이 받아들여 원과 원의 동그라밀 그린다 우리 몸의 7할이 물이다 누구에게나 고요한 둠벙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여 물봉으로 살아야겠다

정종배 시 2022.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