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해 시시해/정종배 ㅡ국립문학관 예정지를 걸으며 시배달이 멈춰섰다 시혼은 이어간다 쓸거리가 멈추지 않는다 민주주의 아버지는 내 남편 기초의원 뿔뿌리 주먹과 보도 외유 고용할 여력은 있으나 고용할 수 없다 서울의 세계 최장 굴뚝 농성 노동자 단식투쟁 그보다 더 오랜 지방 .. 정종배 시 2019.01.09
옛정에 옛정에/정종배 ㅡ단양 영주 예천 안동 시 배달이 멈췄다 오랜 벗을 만났기 때문이다 사람이 중심이지 시가 뭐 대수냐 깊은 숲과 뜬바위와 선묘낭자 예던길과 오래된 절집과 최고의 양택지 물도리동 옛스런 종택에 최초의 서원과 도학의 계보에 눈길을 빼앗기다 헛제사밥 밥상에 .. 정종배 시 2019.01.09
시혼에 시혼에/정종배 또랑시인 시 시시하고 사람도 심심하여 별 맛도 아니다 출근길 시 한 편씩 배달하다 겨울방학 맞이해 보낼까 말까 망설이다 몇 분의 응원에 힘 입어 이어가다 몇 년 미룬 부부 모임 아침 일찍 길을 떠나 그날부터 보내지 못했다 딱 한 분만 연풍이 오늘은 소식이 왜 .. 정종배 시 2019.01.09
숲 숲/정종배 나는 나에게 솔직하고 솔직할 수 있어야 이웃에게 솔직할 수 있습니다 너는 너에게 진실하고 진실할 수 있어야 이웃에게 진실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용서하고 용서할 수 있어야 이웃에게 용서할 수 있습니다 내가 먼저 손 내밀어 솔직하고 진실하며 용서해야 .. 정종배 시 2019.01.06
해넘이 해넘이/정종배 삼각산 향로봉 해넘이 김포 평야 너머 부평 계양산 위에 서해 바다 배어들고 까마귀 떼 휘날고 비행기 뜨고 유기견 짖는소리 진관사 범종소리 붉은 소나무는 더 붉어지고 떡갈나무 잎눈 꽃눈 오는 봄 내바람에 소한 추위 떨고 있다 해넘이 뒤 노을이 함께 놀자 한참.. 정종배 시 2019.01.06
숲 숲/정종배 멧돼지가 소나무 한 그루를 사랑했다 네 눈을 떠 네 주위를 둘러 보라 모두들 네게로 올 것이다 그들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멧돼지가 가려운 몸 맘놓고 비벼될 소나무 한 그루로 숲 속에 서 있겠다 정종배 시 2019.01.06
낙상홍 낙상홍/정종배 살면서 만남이 중요하다 낙상홍은 매일 새로 태어난다 하루에 두 번 노을빛이 와 닿아 머문다 새로 태어나려면 만남만이 아니라 머무름을 통해서 완성된다 사랑도 만나는 이 마음 속에 머물러야 꽃이 피고 한겨울 추위에도 열매가 붉어진다 정종배 시 2019.01.04
남은 힘 남은 힘/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대동샘을 오르며 한겨울 사색의 길을 걸으며 만나는 이를 있는 그대로 뵙길 다짐한다 마음이 가난한 이웃을 돌보고 힘이 남거든 쓸데없이 남을 괴롭히지 말고 삶의 방향 획 틀어 지금 이 순간 살아 있고 가진 것에 만족하는 새로 거듭 태어나길 빌고.. 정종배 시 2019.01.03
떡눈 떡눈/정종배 ㅡ아사카와 다쿠미 묘역에서 12월 초 때 아닌 눈이 온다 셀렌다 약속 없는 여인의 손전화 벨소리가 추억처럼 내린다 떠나버린 여인의 물기 잔뜩 머금은 코맹맹 소리가 푹푹 내려 쌓인다 떡눈이다 걱정이 앞선다 솔가지 부러지는 소리도 드높다 준비도 예고도 없이 선 .. 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2019.01.02
중랑천 중랑천/정종배 썩은 물이 흐른다 썩은 내가 흐른다 추석 무렵 큰 물이 쓸고 간 뒤 알을 낳기 위해 거슬러 오르는 잉어떼 멈췄다 내달렸다 휘도는 군무가 사람을 불러모아 동부간선도로 차량이 정체된다 경적소리 요란하다 성탄절이 따로 없다 언제 지탄의 똥물이 흘렸느냐 비웃듯.. 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2019.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