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거 휴거/정종배 오늘은 연중 제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6년 11월 자비의 희년을 폐막하고 연중 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지내도록 선포하였다 교황청 교황궁에 거주하지 않는다 바티칸에 일을 보러 방문하는 신부님이 임시로 사용하는 방에서 생활.. 정종배 이야기 2018.11.18
환승 환승/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늦가을 단풍잎 고맙다 네가 환승하지 않았다면 숲 속에 들어가는 누구나 수해바다 섬으로 눈에 푸른 물이 배어 얼마나 막막하였을까 그나마 갖은 빛을 현란하게 드러내 얼마나 다행인지 세상도 사람도 어려울 때 제 자신을 어떻게 환승하는가 쉽지 않.. 정종배 시 2018.11.17
인사동 참새떼 인사동 참새떼/정종배 인사동에 사람들이 몰려도 느긋하게 가슴 뛰고 누구나 예술인이 되는 까닭은 술과 골목과 낭만을 즐기는 예술인과 그 작품만 아니라 상가 건물 뒷골목 옛 인사동 정취를 되새겨 잘 익은 가을빛을 우듬지에 내걸은 감나무 까치밥을 남기기 위하여 감을 잡고 .. 정종배 시 2018.11.17
홀로와 더불어 홀로와 더불어/정종배 헌책방 미아에서 반겨 구한 은사님 시집 《홀로와 더불어》 품에 안고 귀가 후 여느 때와 같이 스틱 하나 손에 들고 홀로와 더불어 산길을 걷는다 두 귀가 쫑긋 선다 도심에서 무디어진 원시적인 청각이 돌아온다 새소리 바람소리 가랑잎 지는 소리 풀벌레 고라니 .. 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2018.11.17
결실 결실/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새들이 먹지 않는 열매는 함부로 입에 대지 않는 게 좋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덕담도 때와 장소를 가려 하는 게 좋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1.17
꽃의 종말 꽃의 종말/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인간의 끝모를 탐욕과 멈추지 않는 자만이 불러온 지구온난화와 환경 파괴로 말미암은 때아닌 홍수와 태풍과 폭염과 한파....... 자연 재앙의 리트머스 초겨울 볕좋은 곳에 핀 한 송이 진달래꽃 저렇듯 온몸으로 세상의 종말을 두려워 하지않고 찬.. 정종배 시 2018.11.17
오롯이 오롯이/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만해 묘역에서 사랑은 사랑을 침묵은 침묵을 키운다 눈물은 눈물을 웃음은 웃음을 불러온다 꽃은 꽃을 물은 물을 모셔온다 님은 님만 오롯이 날보러 오세요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1.16
유기견 유기견/정종배 단풍잎이 가을볕을 거의 다 떨어트릴 기세다 내 삶의 계절도 때 맞춰 연식이 닳았다고 수능시험 감독관 탈락하고 불러줄 여인도 시들하며 집사람은 고구마만 구어놓고 새로 옮긴 작업실로 줄행랑 오늘 허리 곧추 세워 좌우이념 대립 월북 6.25 전쟁 중 평양에서 미.. 정종배 시 2018.11.15
볼테기살 볼테기살/정종배 물고기 발라 먹을 때 제일 먼저 젓가락이 가는 살은 배때기 어두일미 홍어 일코 물텅벙 지느러미 말린 상어 삭스핀 자연산 장어꼬리 고등어 푸른 등 ....... 아니고요 볼테기살이라네요 쉬지 않는 먹기작업 아가미 뒤덮은 볼테기 한 점도 안되는 굳은 살이 씹을수록 쫄깃.. 정종배 시 2018.11.14
그대로 그대로/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우주 안 한줌도 안되는 태양은 쉼 없이 돌고돈다 별도 달도 그렇다 지금도 지구는 돌고있다 그래도 당신만은 그대로 멈춰라 그래야 사랑은 돌아간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