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숲/정종배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랑하는 법을 안다 배고프거나 배부를 때도 모자라거나 넉넉할 때도 그 어떤 처지에서도 잘 지내며 만족하는 비결을 깨달아 지금까지 철따라 비워내는 극체험을 이겨낸 너와 나 우리들 사람만이 누리는 행복한 숲이다 정종배 시 2018.11.13
쩐 쩐/정종배 맛들인 사람들은 쩐을 숨 쉬는 공기와 같다고 숭배한다 빈손인 사람은 사고 싶은 좋은 것이 넘쳐나도 쩐이 없으면 아무것도 쓸 수 없다 인류를 행복하게 해주는 최상의 숲은 아니다 적자생존 무한경쟁 부추기고 금융제도 조작과 기만의 보이지 않는 쩐의 전쟁으로 서민.. 정종배 시 2018.11.13
꽃 꽃/정종배 봄볕에 솟아나는 꽃들을 사랑한다 가을에 떨어지는 꽃들을 사랑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솟아나고 떨어지길 헬 수 없는 내 지나온 꽃길을 사랑할 수밖에 없지 싶다 솟아나고 떨어지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 정종배 시 2018.11.13
전봉준 전봉준/정종배 600년 굳어버린 왕조를 양반의 낡고 해진 하늘을 팍삭 깨트렸다 사발통문 하나로 사람이 하늘이다 둥글면 누구나 주인이다 아직도 일제 잔재를 청산 못해 얼굴 풀지 않고 남과북 꽉 막힌 단절의 휴전선을 녹일듯 두 눈에 잉걸불이 활활 타는 전봉준 장군이 보신각 건너편 .. 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2018.11.13
뿌리내려 뿌리내려/정종배 사랑은 세상의 원뿌리 돈에 좌우되는 사랑은 모든 악의 원뿌리 어떠한 처지에도 만족하는 법을 배워 배고프거나 모자라도 잘 지내는 오롯한 사랑으로 가슴을 따뜻하게 비워내 어두운 바위틈이라도 네 뜻대로 뿌리내려 환하게 살아가라 정종배 시 2018.11.12
진달래꽃 진달래꽃/정종배 봉화산근린공원 남향받이 꽃밭의 울타리 해가 거듭 될수록 전지가위 익숙하게 받아들여 진달래꽃 꽃가지가 촘촘하고 꽃송이가 많아졌다 아무리 꽃이 피는 그 때가 제 철이라 여기는 세상이지만 늦가을 조락의 계절에 꽃이 핀다 좋아라 박수칠 일은 분명 아니다 .. 정종배 시 2018.11.12
불가사리 불가사리/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늦가을 단풍나무 수해바다 향기로운 불가사리 떼로 기고 뒹굴며 지난 여름 단풍나무 그늘의 깊이를 마름질해 가을볕에 바삭거린 향기가 난무하여 올 겨울도 눈부시다 내 삶의 계절에 화려하게 지워지지 않겠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1.12
명자꽃 명자꽃/정종배 가을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점심을 빨리 먹고 봉화산 근린공원 한 바퀴 도는데 날 부르는 소리 들려 뒤돌아 기웃대며 귀 기울이니 여기야 여기야 이 바보야 여기라니까 눈 비비고 고개숙여 들여다보았다 잎 다 떨군 빈 가지를 꽃가지로 리모델링한 명자꽃이 가을볕에 미.. 정종배 시 2018.11.12
원통사 원통사/정종배 도봉산 우이능선 우이암 그 바위 벼랑 끝 원통사 일주문 앞 느티나무 단풍잎 사미승 독경소리 좇다가 손을 놓쳐 허공을 휘돌다 목탁소리 끊나고 물소리 시작하는 옹달샘을 스치며 한생을 비춰본다 이 세상은 둥글다 잎도 꽃도 향기도 너와 나 우리의 삶도 사랑도 .. 정종배 시 2018.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