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차 지게차/정종배 월요일 출근길 신이문역 2번출구 에스컬레이터 설치 작업 상일꾼 몇 명 몫인 시멘트 포대를 지게차가 쉽게도 옮긴다 나무장사 지게꾼으로 샛별을 길동무 삼아 나뭇단 한짐을 함평장에 부려놓고 아침밥 먹기 전에 화개동 천둥지기 논빼미 물꼬 보러 실갈치 매단 지게 작대.. 정종배 시 2018.11.05
11월 11월/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지난 일년 저 혼자 외롭거나 다른 자와 함께 하여 어색했다 11월 직립의 숲길을 걷는다 나란히 어울려 보기 좋다 굽은 나무에 다가가 가만히 옆에 서 있다 말없이 바람이 콕 찌르면 응 응 그래 응 고개만 끄덕여도 우수수 단풍잎 손을 놓듯 절절한 사랑이 넘쳐난.. 정종배 시 2018.11.04
은평뉴타운 한옥마을 샘 은평뉴타운 한옥마을 옛 주민 한 분이 20여 가구 주민들이 식수로 이용했던 샘을 청소하고 있다 혼자서 샘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불가항력이었었다 개발하는 서울시와 LH공사 속도와 편의로 옛 조선조 태조 세종 집현전학사 영조 인조 이야기가 솟아나는 샘물을 고인물로 가둬두고 있다 .. 정종배 이야기 2018.11.03
가을산 가을산/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참나무 숲 단풍잎 마른 소리 뭉게구름 무게 재다 노을빛에 타오른다 이것들을 상처없이 보내려면 어떻게 입을 닫아 걸까 이별이 이렇게 눈부시면 어찌해야 좋을까 가을하늘 선하게 푸르다 가을볕 낙엽 밟는 소리를 지나쳐도 죄로 가지 않겠다 달항아.. 정종배 시 2018.11.03
소요산발 소요산발/정종배 10월 마지막 불금 늦은 오후 소요산발 인천행 전동차 등산복 차려 입는 꽃중년 공주봉 단풍잎 머리에 꽂고 있다 자기들이 단풍잎보다 고운지 아는지 모르는지 수다삼매 객실이 온통 붉다 인천역 종점 너머 월미도 저녁노을 뒷풀이에 저희도 빠질 수 없다 달빛이 .. 정종배 시 2018.11.03
두렵느냐 두렵느냐/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내가 맘껏 누리고 소유한 하늘을 잃을까 맺고 있는 사랑과 평화가 상처받고 깨어질까 언젠가 맞이할 죽음 앞에서 후회할 눈물을 흘릴까 두렵느냐 저 풀꽃 한 송이는 폭풍우 눈보라 가뭄에도 쓰러지지 않고 언제나 그러하듯 살든지 죽든지 기대와 희망으로.. 정종배 시 2018.11.03
시의 날 시의 날/정종배 올해 들어 출근길 전동차 안에서 지인분께 SNS로 시 한 편 올린다 은사 구상 시인의 등단 하든 하지 않든 문단에 기웃거리나 패거리 좇지말며 기회가 닿는대로 발표지 구분말고 발표하다 죽은 뒤라도 한 구절 남기면 행복하다 말씀 좇다 나이든 요즈음 전업작가 맛이 이런.. 정종배 시 2018.11.01
수해바다 수해바다/정종배 달빛이 단풍잎 품 속을 파고든다 단풍잎도 어쩌지 못하고 제 몸을 놓아 버린다 내년 봄 새 잎과 꽃을 볼 수 있다는 걸 알기나 한 듯 한 잔 걸친 얼굴로 사람을 불러 모아 산이 미어 터진다 단풍의 절정은 죽음의 파티다 사람의 운명도 이렇듯 굿판을 벌리어 구경거.. 정종배 시 2018.10.29
아우야 아우야/정종배 종찬아 불러 본 지 얼마만이냐 성 잘 있었서 술에 젖은 목소리가 그립다 네 빠진 이 사이로 피식 새는 웃음 소리 듣고 싶어 단풍든 마실길을 걷는다 수륙재 준비하며 싹둑 뽑힌 장수꽃은 어린잎을 보란듯이 제 자리에 기운차게 솟아나 늦가을 달빛을 즐기고 있구나 물소리.. 정종배 시 2018.10.29